GS리테일이 편의점 경쟁 심화 및 편의점 이외에 수익을 내는 사업이 거의 없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사진=GS리테일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편의점 GS25를 주력으로 하는 GS리테일이 부진한 성적표를 지속 내놓으면서 '편의점 위기론' 현실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BGF리테일(CU)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등 경쟁사 역시 GS리테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GS리테일의 경우는 편의점 이외에 이익을 내는 계열사나 사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런 위기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감 속에 GS리테일은 최근 물류 전문 회사를 설립하는 등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조259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 1조9873억원 대비 13.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3분기 853억원에서 555억원으로 34.9% 감소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임차료와 감가상각비 등 편의점 사업부의 출점 비용 및 신선식품 폐기지원금 등 가맹점 지원금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영업이익률 역시 0.8%P 악화됐다. 점포수 역시 전분기 대비 423개 증가했지만 점포당 매출은 3.3% 하락해, GS25를 운영하는 가맹점주의 수익성 역시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신규 출점 비용 등 투자금과 가맹점 지원금 증가 등의 이유로 편의점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닝쇼크에 증권가들의 혹평도 이어졌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의 실적 악화와 기타부문 적자 폭 확대로 당초 전망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며 "최저임금 상승과 공정위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 영업환경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최저임금 상향에 따라 편의점사업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기타사업부의 왓슨스코리아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경쟁사들이 많아지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예상되어 내년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이 편의점의 위기론 속에서도 GS리테일은 뚜렷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이외에 슈퍼마켓, 호텔(파르나스호텔, 피앤에스), 헬스앤뷰티 스토어(왓슨스), PB도시락(후레쉬서브), 광고대행업(GSTV), 택배주선업(씨브이에스넷)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외에도 러시아 생수도 수입하고 있으며 과거 미스터도넛이라는 외식사업도 전개했다.
하지만 이중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이 그나마 흑자를 내고 있지만 연간 100억원대 영업이익에 그쳐 GS리테일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왓슨스코리아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강화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CJ의 올리브영과 롯데의 롭스, 신세계의 부츠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이미 시장을 잠식한 상태라 GS리테일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GS25가 CU보다 판단을 재빠르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고 있다. CU는 일본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히트를 치는 것을 보고 일찍 한국필립모리스와 접촉해 전속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후 아이코스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독보적 1위를 차지하며 BGF리테일의 실적을 견인할 정도가 됐다. 반면 GS25는 BAT코리아와 글로의 판매를 시작했지만, 글로의 판매 실적은 아이코스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GS25와 CU는 편의점 시장에서 1, 2위를 다퉜지만 언젠가부터 CU가 1위를 굳히고 있는 모양새 같다"며 "특히 GS리테일은 편의점에 편중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여러 사업에 도전했지만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