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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BMW 뉴 X3 "SUV 안에 스포츠카 있다"

2017-11-20 10:50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사륜구동(4WD) 차를 타는 이유는 단순하다. 비포장도로나 눈·빗길 등 험로에서도 뛰어난 접지력과 주행성능, 안정감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안정감에 스포츠카에 버금갈 정도의 주행성능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BMW X3를 탑승한 첫 느낌이 그랬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제각각 다른 방식의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다. 벤츠는 ‘4-Matic’, 아우디는 ‘quattro’, 폴크스바겐은 ‘4motion’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BMW의 대표적인 사륜구동 기술브랜드로는 'xDrive'가 있다. X는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Xcountry)’, x드라이브(xDrive)라고 부르는 BMW 인텔리전트 4륜구동 시스템을 의미한다. 

거친 노면 위를 달리고 있는 BMW X3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BMW는 X시리즈를 SUV로 분류하지 않고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고 따로 정의한다. 스포츠 성향을 강조한 프리미엄 자동차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지난 16일 뉴3를 타고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여주시 세종천문대에 이르는 210여km 구간을 시승했다. 

평소 사륜구동 안정성에 대해서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BMW 였기에 차를 탑승하기에 앞서 기대감도 상당했다. 지난 15일 국내 첫 공개한 3세대 뉴 X3은 2011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6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총 4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시승 모델은 ‘뉴 X3 xDrive20d M 스포츠 패키지’다.

스티어링 휠과 실내 인테리어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센터페시아의 배열과 기어봉, 주요 버튼 등은 여느 BMW 차량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오른쪽 사진은 디스플레이 키/사진=미디어펜



3세대 X3는 전장×전폭×전고가 4710×1890×1670mm이고 휠베이스가 2864mm다. 전고가 5mm 낮아진 점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넉넉해졌다.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보다 무려 54mm 길어진 만큼 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20d 모델은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40.8㎏·m, 복합 연비는 12.1km/ℓ다. BMW가 X3를 SUV 대신 SAV로 부르는 이유도 이처럼 드라이빙 성능을 강화했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 

앞모습은 2세대보다 더욱 커진 키드니 그릴과 X레인지 레드 램프가 적용돼 볼륨감을 강조했다. 밋밋한 직사각 모양이었던 헤드램프의 경우 위는 직선, 아래는 각을 여러 번 꺾은 계단 형태를 반영했다. 먹이를 쏘아보는 맹수의 눈처럼 강렬한 모습이다. 

여기에 BMW의 이피션트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 기술을 적용, 효율성 강화한 파워트레인과 지능형 경량 디자인을 통해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최대 55kg까지 줄였다. 그러면서도 공기저항계수(Cd)를 동급 최고 수준인 0.29까지 낮췄다. 진정한 달리기 선수로서의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가다. 

모래 위를 달리는 X3 신형/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시동 소리는 가솔린 엔진에 버금갈 정도로 조용해졌다. D모드로 셋팅후 주행을 시작하자 기어 간 폭이 좁은 8단 변속기가 매끄럽게 가속 성능을 이끌어냈다. 고속도로에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컴포트,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구성된 주행모드 중에서 ‘스포츠’를 선택했다. 순간순간 치고 나갈 때는 기존 2세대 모델보다 한층 향상된 출력과 토크를 맛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차를 처음 시승했을 때, ‘SUV가 이처럼 민첩할 수 있다니’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운전자가 악셀에 힘을 가하는 만큼 파워풀한 속도감을 보이고, 브레이크에 발을 댔을 때는 깔끔한 제동실력을 구사해 마치 '스포츠카'를 탄 느낌이다.

50cm 깊이의 웅덩이를 지나는 X3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오프로드 코스도 x드라이브가 책임졌다. X3를 타고 숲을 지나 모래, 도강, 와인딩 으로 구성된 30분 짜리 오프로드 코스를 넘었다. 큼지막한 자갈과 돌이 깔린 도로를 통과할 때 차량은 가속페달을 밟은 채로 속도를 30km대로 유지해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전진하며 금방 구조물을 빠져나왔다.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서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뒤로 밀리지 않았고, 바퀴 4개 모두가 30도 기울어진 경사면에 올라서도 차가 옆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상황을 체험했다. 쉽지 않은 코스를 거치면서 내부 소음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주목됐다. 보통의 SUV라면 차체가 크게 뒤틀릴 때 '삐걱'하는 소리가 지붕에서 나기 마련인데, X3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숲과 모래 코스를 빠져나오니 50cm 깊이의 물 웅덩이와 맞닥뜨렸다. 운전석에서 봤을 때는 손바닥 한뼘 정도 깊이의 얕은 물길처럼 보였지만 실제 물 속으로 진입하니 차 창문 높이까지 물이 튀어올랐다. 길이 아닌 물 위를 달린다는 느낌이 다소 생소했지만 BMW X3는 문제없다는 듯 유연하게 빠져나갔다. 

X3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차체자세제어장치(DSC)와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DPC) 등이 x드라이브와 함께 작동해 동력을 필요한 곳으로 정확하게 배분하기 때문에 물 위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고 BMW코리아관계자는 설명했다. 

X3 20d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본 결과 '흠잡을 데 없는 주행성능과 안정성'을 주요 장점으로 꼽고 싶다. 특히 주행 중 특정 구간에서 감속시 속도를 망각할 정도의 우수한 가속력은 X3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반자율주행 옵션이 탑재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볼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복귀 기능 등을 탑재한 신형 XC60를 내놨는데 X3는 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서 주행 중 피로도가 늘어나는 점은 어느정도 감안해야 했다. 

이날 온로드 구간 기준 연비는 11.2km/l를 기록했다. 복합 연비는 11.3km/l보다 약간 낮은 수치지만 급가속과 나쁘지 않은 수치다. 

SUV와 스포츠카의 컬래버레이션 모델인 뉴 X3는 국내에서 벤츠 GLC, 아우디 Q5, 볼보 XC60과 경쟁한다. X3 가격은 6580만~8360만원이다. 

세종천문대 인근에 주차된 X3 차량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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