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재판소는 고단한 삶이지만 슬기롭게 살아가시는 우리 국민이 내미시는 손을 굳건하게 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라는 시를 직접 낭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시인과 다름없이 살아가시는 인정 많은 우리 국민이 헌법이라는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지 않으실 수 있도록 헌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시를 말씀드렸다"며 낭독 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초임법관으로 재직하던 저는 비상계엄 체제 후에도 민간인에 대한 군법회의 재판을 인정한 대법원판결에서 이일규 전 대법원장님의 반대의견을 보고 교과서에만 있는 줄 알았던 헌법 정신에 눈을 떴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을,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면서 재판하자고 생각해왔다"며 "그래야 판단이라는 숙명을 지닌 법관의 생각이 자유로워진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법관으로서 관여한 주요 사건으로 5공 당시의 삼청교육대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당시의 보충의견을 꼽았다.
그는 "서울고등법원에 재직할 때 삼청교육 피해자에 대한 판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단순히 이념이나 구호로 내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존엄한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나라'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 탄핵 결정의 보충의견에서 '진정한 지도자는 국가위기의 순간에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알맞게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국민에게 어둠이 걷힐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많은 것이 모자란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수호를 사명으로 하는 헌법재판소가 하루빨리 조직적 완전성을 갖추라는 시대적 요청과 헌법적 책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대표하시는 위원님들의 검증과 질의에 진정성 있게 답변하는 한편, 위원님들께서 대변하시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소중하게 아로새겨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