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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특검, 미르재단 관련 이건희 회장 질문 '눈살'

2017-11-23 17:36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질문으로 시간을 할애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23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312호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강우영 삼성물산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한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특검은 미래재단과는 관계가 없는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질문으로 증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특검은 미래전략실에 근무한 바 있는 강 상무에게 "이건희 회장은 전략기획실이나 미전실 운영에 전혀 관여 안할 것으로 아느냐, 아니면 관여했는데 구체적인 것을 모르냐"고 물었다. 이에 강 상무는 "어떻게 하셨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특검은 "미전실 창설, 조직 변경 등 이런 문제들은 그룹 총수였던 이건희 회장이 결정한 건 맞냐"고 질문했고 강 상무는 "실무 간부였기 때문에 그런 내용은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특검은 "2008년 특검 수사 받고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았고 그로 인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났다가 2009년 12월 경 특별 사면 됐고, 2010년 3월 경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게 맞냐"고 물었다.

강 상무가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하자 특검은 "시기는 기억 못해도 그랬던 일이 있던 건 맞냐"고 다시 질문했다. 이에 강 상무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은 "하하" 웃으며 "2000년 경 폐암 수술 받았고 지속적으로 치료 받는 등 2004년 5월 경 건강이 악화된 이전부터 건강이 안 좋았던 것 맞냐"고 재차 물었다. 강 상무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증인의 단호한 대답에 특검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님은 맞냐"고 묻자 강 상무는 "맞다고 알고 있다"고 했고, 특검은 "그건 아느냐"고 했다. 이에 증인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강우영 상무 "미르재단, 공익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해 출연 결심"

특검은 강 상무에게 "미르재단 출연이 어떤 측면에서 삼성물산에 이익이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토했고, 어떤 자료를 받고, 결과는 어땠고, 결과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보고했거나 부하 직원에게 지시했거나 그런 일이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강 상무는 "그렇게 구체적으로는 안 봤다"며 "문화교류 활발하게 한다는 측면, 중국과 문화교류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삼성물산은 중국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특검은 "중국과 문화 교류하는 것은 다른 기업에서도 많이 한다"며 "중국과 문화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모든 활동들이 전부 다 삼성물산 이익과 관련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강 상무는 "그렇게 확대해석은 어렵다"며 "재단의 설립취지나 하는 일 정도를 파악해서 했던 것이고 (미르재단의 경우) 정부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믿고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서초동 삼성 사옥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특검은 또 "어떻게 이익이 난다고 판단했냐"고 다시 물었다. 강 상무는 "단지 취지가 좋고 정부가 하는 사업이고 국내에 웬만한 대기업이 다 출연한다고 해서 믿고 출연을 했다"고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삼성물산이 미르재단에 대한 출연 결정에 시간 많이 들지 않는 이유는 미르재단이 정부가 주관하고 전경련이 주관한다고 해서 별도의 공익성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냐"고 물었다.

강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전경련이 주관하는 재단이라면 당연히 공익성이 보장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사정 안 좋았지만 15억원 출연 못할 정도는 아냐

변호인단은 또 "미르재단 출연이 삼성물산의 이익과 어떻게 관련이 있냐"고 물었고 강 상무는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 국내 사업이 많은 물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5억원의 출연금을 지원하던 당시 삼성물산 사업 약해지는 때이지 않았냐"고 묻자 강 상무는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15억원을 부담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특검이 미르재단 홍보에 대해 질문한 것과 관련, 변호인단은 "사회공헌활동이 삼성물산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라면 홍보를 했을텐데 여러 계열사 중 15억원 일부 출연한 것 가지고 삼성물산이 출연했다고 내세울만한 사안은 아니었냐"고 물었다.

강 상무는 "그렇다"며 "개별적으로 참여한 기업들이 홍보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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