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JTBC가 지난 22일 보도한 '삼성전자 희귀병 사망 분석' 기사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6일 뉴스룸을 통해 "(해당 기사는)비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보도가 제시한 '기대인구수' 계산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생소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JTBC는 서울대학교 백도명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사망자들에 대한 '기대인구수'를 계산했더니 일반인보다 높다고 분석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대인구수를) 어떻게 산출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사에서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며 "기대인구수를 계산하는 것은 학계에서 역학연구를 할 때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방식이며,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에 대한 백혈병 사망률은 국가통계청 자료로 충분히 산출 가능한데 '기대인구수'라는 생소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학에서는 통계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전체 대상자 중 사망자를 분석해 기대사망자 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하며 사망자를 두고 전체대상자를 역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퍼레이터가 500명인 곳에서 사망자가 나왔으니 위험이 높다는 JTBC의 주장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분석을 기초로 한 통계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 삼성전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는 "우선 500명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특정 생산 현장에서 특정 시기에 일했던 사람 중 사망자가 나왔다고 해서 통계적으로 그 생산 현장이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그런 방식이라면 특정 현장에서 특정 시기에 일했던 사람들 중 질병 사망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 현장은 안전하다는 주장도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집단과 일반인들을 비교하는 분석을 하려면 통계적으로 충분한 숫자를 분석해야 하나 500명은 너무 작기 때문에 유효하지 않다"며 "제대로 된 통계라면 반드시 신뢰구간이 제시돼야 하나 이 역시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JTBC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작업장 희귀병 사망자 54명 확인'이라는 보도를 하기에 앞서 43일간에 걸쳐 특정 시민단체의 주장을 취재했지만 삼성전자에는 한 번의 취재나 자료 확인 요청도 없이 방송보도 당일 4시간 전에 삼성전자의 입장을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희귀병 사망 분석'기사에서도 삼성전자에 문의나 자료요구도 하지 않으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진행된 국내외 조사들은 JTBC와 다른 결론을 내고 있다는 반박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특정 산업 종사자 중에 사망자가 일반인보다 높다는 주장을 하려면 누적된 근로자수에 대해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한 뒤, 통계적으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신뢰구간을 감안해 판단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대만, 일본 등에서 수십년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지만 단 한 차례도 반도체 생산라인과 암 사망률 간의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반도체회사 근로자 및 퇴직자 22만96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 사망자 위험 수준이 일반인보다 낮다고 분석했으며, 2010년 조사 대상을 확대한 추가 조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조사 방법과 조사 결과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JTBC는 오랫동안 특정 시민단체의 입장을 주로 이야기 해온 학자의 주장만 인용해 일방적이고 단정적인 보도를 했다"며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