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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정의?…성과에 따른 보상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

2017-11-29 14:33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문장으로 압축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국회에서 가진 취임선서식의 백미로 꼽힌다. 소셜미디어 댓글에서도 감동과 찬사 일색이었다.

여기서 말한 여러 단어 가운데 공정(公正)이란 말은 무슨 의미일까. 공정은 관점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4명에게 똑같은 크기로 잘려 있는 케이크 12조각을 나눠주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일단 생각나는 것은 모두 똑같이 3조각씩 받는 양적 공정성을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고픈 정도에 따라 나눠주는 필요에 따른 공정성을 고려할 수 있다.

배고픈 어른과 배부른 5 살배기 어린이에게 3조각씩 동일하게 나눠주는 것은 필요를 감안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케이크를 만들 때 기여한 정도에 따라 나눠주는 성과에 따른 공정성이 있다. 서로 의논을 통해 저마다 가져갈 양을 스스로 정하는 자율적 공정성 등이 있다. (자율적 공정성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가져간다.'는 식의 마르크스 주장과 일맥상통하는데 실현된 적도 없고 실현될 것 같지도 않다.)

결국 공정이란 다양한 관점을 조화롭게 고려해 모든 개인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균형을 잘 잡는 것이다. 다만 억울함이 없는 사람을 만드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신(神)도 불가능하다'는 게 정답일 것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공정'에 대한 표현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인간 사회에서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공정'에 대한 표현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공정이란 다양한 관점을 조화롭게 고려해 모든 개인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균형을 잘 잡는 것이다. 다만 억울함이 없는 사람을 만드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신(神)도 불가능하다'는 게 정답일 것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과거 한 책에서 밝힌 표현은 다음과 같다. "경쟁이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철학에서는 사회에서 재화를 배분할 때 사람의 노동의 질과 양에 따라서 나누는 것이 정의라고 봅니다. 따라서 노동의 양이 많거나 질이 높은 사람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게 정의로운 것입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말을 빌면, 노동의 질이 떨어지거나 기여도가 적은 사람은 적게 받아야 한다. 달리 표현해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적게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처럼 '공정하고 정의로운 작동법'이 작용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를 폐지했다. 기여도가 높은 사람을 우대하지 않는 '불공정'을 용인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데, 대기업 노조의 특성 가운데 하나가 '기여도에 따라 차등 대우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이상한 논리다.

노동개혁은 결국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원칙을 지킨다는 것인데 거기에 반기를 드는 게 대한민국 노조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은 어떻게 답변할까?

한국인들은 재벌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다.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재벌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이유로 '핏줄 상속'을 꼽는다. '능력도 부족한데 부모 잘 만나 호의호식하고 회사 내에서 황제로 군림하고 온갖 갑질을 한다.'는 게 재벌을 싫어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능력도 부족한 재벌 2세가 군림하는 것이나, 대기업 노조 소속의 정규직라고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위에 군림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국제경쟁력이 높은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의 인사 원칙은 '실적에 보상한다.'는 것이다. 삼성의 핏줄 상속에 대해서는 찬동하지 않지만, 그래도 시스템에 의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한다. 그게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그나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인지 모른다.

실제로 삼성의 전현직 임직원에게 물어봐도 '성과에 따른 인사 원칙'에 대해서는 가장 불만이 적었다. '성과주의가 곧 공정과 정의의 기본'이라는 의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똑같이 나눠먹기 세상이 결코 공정한 세상이 아니다'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김필재 정치평론가

[김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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