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이 그동안 중단됐던 노사 임단협을 재개했지만 양쪽 모두 성과없이 끝남에 따라 임단협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최근 얼어붙은 내수탓에 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대립까지 심화되자 그동안 잠잠했던 '12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 제공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0일 노조와의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35차 임단협 본교섭을 열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임금 부문에서 호봉승급분(정기 승급분 + 별도 승급분 1호봉 = 4만2879원) 지급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 성과금 200% + 100만원 지급안을 냈지만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노조의 요구는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사회공헌기금 확대, 해고자 복직,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복지센터 건립 등이다.
노조는 임단협 협상이 불발됨에 따라 오는 12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연속 부분파업을 감행하겠다고 선포했다. 5일에는 2시간, 6일은 완성차 생산공장(울산공장 1∼5공장, 전주와 아산)을 중심으로 3시간씩 각각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노조는 7일과 8일에도 각 3시간씩 부분파업을 한다. 현대차 노조는 올 임단협 과정에서 모두 8차례 부분파업과 3차례 주말 휴일 특근을 거부했다.
앞서 회사는 올 8월까지 노조 파업으로 차량 3만80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8000억가량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219만83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줄었다. 특히 중국 에서는 사드 보복 후폭풍을 맞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실적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올 초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글로벌 판매 목표인 '508만대'를 제시했으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목표 달성이 더욱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현대차는 최근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 노조가 생산라인 가동을 이틀 연속 중단했고 이에 따라 175억원의 손실을 떠안기까지 했다.
기아차는 집행부 선거와 ‘통상임금 확대’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임급협상 교섭이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통상임금 1심 소송에 대해선 노사 모두 불복해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1심 재판부는 노조가 청구한 1조926억원 보다 낮은 4223억원의 금액만 인정했다.
한국지엠 말리부 조립 라인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 노사가 임금협상을 재개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30분 만에 협상을 마쳤다. 지난 9월 이후 두 달여 만에 임금협상 교섭 테이블에 앉은 한국지엠 노사가 서로의 기본 입장만 확인한 채 헤어진 것이다.
지난 30일 부평 본사에서 열린 한국지엠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의 19차 교섭에서는 '한국지엠의 미래'를 놓고 노사간 이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사측은 지난 7월 교섭이 있었던 이후 더 나빠진 경영 수치를 노조와 공유하고 임금 인상 폭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최근 3년간 2조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올해 역시 적자가 우려돼 노조에 임금협상 조기 타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경영 위기를 노조의 높은 고용비 원인으로 돌리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재무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며 "다음 교섭에서 경영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이것이 향후 교섭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대해 노측은 "사측이 주장하는 2조원 적자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다음 교섭에서 공유하자"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사의 차기 교섭일정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는 실질적으로 교섭에 나설 수 있는 기한이 짧아 연내 타결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