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당이 세 갈래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당 내 ‘통합’을 찬성하는 친안(친안철수)계와 반대파인 호남계 중진들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초선 의원들도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국민의당이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됐다.
현재 국민의당은 통합을 추진 중인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통합포럼'(국민의당-바른정당 정책연대모임)과 통합 반대를 외치는 박지원 전 대표,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이 주축인 '평화개혁연대', 통합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 의원들의 모임)로 나뉜 상태다.
이중 구당초에 이름을 올린 김경진·김광수·김종회·박주현·윤영일·이용주·이용호·장정숙·정인화·최경환 등 국민의당 초선 의원 10명은 지난 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중단을 비롯한 세 가지 요구 사항을 밝혔다.
이들은 ▲통합 추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양당 정책협의체가 통합을 위한 매개기구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 ▲당의 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어떤 언행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을 외치는 사이 정작 당은 심각한 내분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 내 분열 조짐이 갈수록 깊어져 자칫 깊은 내상만을 남긴 채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갈등이 해결돼 봉합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여부를 놓고 당내에만 세 부류의 모임이 출범했는데도 안 대표는 통합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구당초가 출범한 같은 날 대구지역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 선거를 4자 구도로 치른다면 정말로 어렵다. 출마자분들이 바로 느끼실 것”이라며 “저는 전국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4자 구도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3자 구도로 치러지게 해야지 그나마 다당제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국민의당이 확실한 제3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줄곧 주장한 바 있다.
호남계 중진들인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을 중심으로 한 '평화개혁연대' 측은 아직까지 세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인물을 대표로 세워 모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밝힌 상태다. 현재 각 의원들이 전남과 광주, 전북 등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평화개혁연대 출범 관련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안 대표의 통합 언급 이후 현재까지 찬성파와 반대파는 서로 각자의 세력이 더 크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지속해왔다. 지난 달 30일 구당초의 성명 발표로 당내 분열 조짐이 봉합될 지, 찬성파와 반대파 그리고 통합 추진 중단파(구당초) 구도로 분열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만나 인사한 뒤 밝은 표정으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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