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싼타페는 국산 SUV 최초로 국내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SUV 브랜드다.
‘2018 싼타페’는 검증된 기존 모델 장점에 현존 국산 SUV 중 최고 가성비를 확보한 ‘밸류 플러스’ 트림과 동급 SUV 최고 상품성을 확보한 ‘원 밀리언 모델’이 더해져 상품 경쟁력을 극대화 했다.
현대자동차 '2018년형 싼타페 2.0d' /사진=미디어펜
특히 원밀리언 모델은 지난해 7월 출시 후 5000대가 넘게 판매돼 이 기간 중 싼타페 전체 판매의 17.3%를 차지하는 등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과연 '원 밀리언 셀러'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지 직접 시승해 봤다. 시승 차량은 2018 싼타페 더 프라임 2.0디젤 4WD 모델이다.
지난달 25일 눈이오고 비가왔던 궂은 날씨에 10년지기 친구들과 아주 오랫만에 만나, 경기도 남양주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길을 싼타페가 안내했다.
현대자동차 '2018년형 싼타페 2.0d' /사진=미디어펜
문을 열면 센터페시아의 디자인과 편안해 보이는 시트가 시선을 잡아끈다./사진=미디어펜
비가왔던 남양주, 기자의 집 주변에는 주차된 차들이 빼곡하다. 그 좁은 공간을 싼타페가 뚫고 지나가야 하는 상황.
그동안 자동차 시승행사를 통해 운전실력이 늘었다고 자신했지만, 차량 한 대만 진입할 수 있는 그 빼곡한 공간 사이로 덩치 큰 싼타페가 요리조리 피해 지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기어노브에 위치한 버튼을 이용해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미디어펜
'2018 싼타페' 운전석과 조수석 /사진=미디어펜
차체가 큼에도 불구, 산타페는 골목길 좁은 도로에서도, 두려움 없이 갈 수 있다는 주문을 스스로 운전자에게 외우도록 했다. 전후방 주위를 감지하며 조심스럽게 빠져나가는데 적재적소에 켜지는 주황빛 센서로 인해 첫 난관은 가볍게 통과했다.
제아무리 덩치 큰 싼타페일지라도, 결코 어깨깡패가 아니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2018년형 싼타페 2.0d' 측면 디자인/사진=미디어펜
본격적인 도로주행에 접어들자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전후방 와이퍼를 켜고, 주행 나들이를 시작했다. 차 안에서 조곤조곤 들려오는 빗소리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만으로도 여행의 설렘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춘천 IC에 진입하려는 순간, 빚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거세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몇몇 차들은 도로위의 미끄러움을 느꼈는지, 비상등을 켜고 서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싼타페는 이를 비웃듯, “노면의 미끄러움은 사치야”라고 속삭이듯 말하며 가속을 밟으면 밟을수록 빗 사이를 뚫고 치고나갔다.
동승한 친구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이해 못했는지 한 친구는 자고 있고, 한 친구는 스마트폰을 보며 차 안에서 저마다의 일상을 이어갔다. 그만큼 편하다는 증거일테다.
경춘로에 들어선 순간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눈길 위에서의 운전은 처음이었기에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이날 주행한 시속 120~140km는 유지하기로 했다.
'2018년형 싼타페 2.0d' 후면 디자인/사진=미디어펜
눈덮은 노면에서의 안정적인 주행력을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는 186마력, 41.0kg.m의 파워를 내는 l4 직분사 디젤 엔진은 눈 덮인길이나 젖은 노면, 흙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견인력이 상당하다.
싼타페를 주행하면서 느낀 점은 시속 130km 이상 달려도, 흔들리지 않는 차체의 안정감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가속력이 붙은 상황에서 브레이크로 제동을 걸지 않고 코너링을 할 경우에도 쏠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흔히 주행 중 안정성을 판가름하는 이같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흔치 않은 차량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싼타페 시승 마지막 날 올림픽대로. 평소보다 심한 교통체증이 찾아왔다. /사진=미디어펜
4륜구동 답게 노면을 꽉 쥐면서 달리는 느낌도 이런 안정감에 한 몫하는 요소다. 앞 차와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항속 주행하는 스마트 크루즈컨트롤(ASCC)은 눈 덮인 노면 위에서도 상당히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작동했다.
간혹 ‘속도를 다시 줄여야 하나’라는 불안함을 갖게 하는 차량들이 있는데 싼타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주차시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최고였다. 차량 하단에 부착된 초음파 센서와 전후방 및 사이드 미러 하단의 카메라로 즉각 감지할 수 있어 좁은 길목에 주차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운전석에서 느긋하게 앉아 주차선 안쪽으로 차량을 끼워 맞춰 넣기만 하면 된다니. 주차가 어려운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최고의 기능이다. 물론 직접 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를 봐 가며 차량을 조심스럽게 이동시키는 것이 '주차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싼타페 더 프라임 2.0 디젤 2WD 1 밀리언 스타일 차량의 엔진/사진=보배드림
남이섬에 내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날이 짧아져 오후 5시밖에 안 됐는데도 사방이 깜깜해졌다. 다시 국도로 접어들었을 때는 전방의 라이트를 조절해도 노면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싼타페만 있으면 문제 없었다.
밤길 주행시에도 차선을 벗어날 때 울리는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가까이 접근하는 차량을 알려주는 사각 지대 경보 기능은 ‘내가 보호받고 있다’라는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다.
운전자로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주행 성능과 접지력이다. 세단 만큼은 아니지만 2.0 디젤엔진에서 유감없이 뽑아내는 토크와 마력이 차량을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는 가속력은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의 본질로 생각하는 '펀(FUN)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무난하다.
싼타페 더 프라임 2.0 디젤 2WD 모델은 후면 주차 시 서라운드 뷰가 작동된다. /사진=보배드림
다만 80km/h 속도로 주행 중 악셀을 놓을 때 엔진 브레이크가 살짝 걸리는 듯한 느낌과, 20~30 km/h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으면 미세한 변속 충격이 있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이는 시승 차량에 한정된 문제일수도 있겠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의 트레이드 마크인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하고 안개등이 훨씬 더 커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헤드라이트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성능 만큼은 최상의 모델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이정도의 수준을 보이는 차라면 곧 출시될 싼타페의 후속모델은 기대해볼만 하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