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준경 미디어펜 논설위원 |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과열과 한심한 박심 논란 공방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맞이하는 6.4 지방선거도 2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후보 상호간 비방과 맞고소에 이어 박심 논란을 두고 후보 당사자들 간 금도를 넘는 상호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의 유력 주자인 김항식·안철수 두 후보는 그동안 사사건건 대립하는 가운데 자동응답전화(ARS)에 의한 상대방 비방 건과 관련 맞고소를 하는 등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김황식 후보는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출마를 권유했다는 발언을 하며 박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다음날에도 소신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혜훈· 정몽준 측은 대통령을 탄핵에 빠뜨리는 해당 행위이자 무책임한 행태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은 박원순 새정치연 후보를 꺾기위해 페어플레이 경선을 다짐했다. 이런 그들이 페어플레이는커녕 이제는 서로 원수처럼 야당의 현 시장인 유력후보를 목전에 두고. 정책대결보다는 맞고소를 하는 등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뿐이다.
박심 논란을 두고 벌이는 후보들 간의 논쟁 또한 한심하기 그지없다.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 서울의 시장 후보가 되겠다는 여당의 유력 후보들이 본인의 정치철학 및 서울의 정책 비전에 대한 소신보다는 대통령에 기댄 마케팅으로 선거를 치루겠다는 발상과 이로 인한 난타전 자체가 구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은 당당한 정책대결과 비전으로 당심과 민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안 그래도 나라 전체가 세월호 참사로 국민장을 지내는 것과 같은 나날의 연속인데 수도 서울의 안전과 시민들의 생명에 대한 정책논의 보다는 난장판 경선을 벌이는 것은 볼썽사납다. 이런 식이라면 누가 경선 후보가 되어도 종국에는 본선에서 야당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하게 될 것이 자명하지 않은가! 남은 기간이라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경선을 촉구한다.
안철수의 구태정치가 새정치연을 침몰시키나!
필자는 그동안 안철수 새정치연 공동대표와 관련한 칼럼에서 새정치 이미지는 작위적(作爲的) 홍보로 대중을 기만한 데서 연유한 것임을 지적해왔다. 가식 그 자체임을 비판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의 사이비 새정치 이미지에 속은 대중들은 지난번 그가 그토록 비판하던 구정치의 한 축인 민주당과의 명분 없는 합당과 기초단체 무공천 주장의 철회 등을 통해 그의 가식적 실체를 확인했다. 새정치연 내부에서조차 안의 ‘새정치’는 폭압정치이고 허구라며 날선 비판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광주광역시장과 화성 안성시장 당내 후보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측근챙기기에 집착하면서 새정치는커녕 구태정치의 민낯만 보여주고 있다. 국민을 위한 새정치를 표방하고 정치권에 입문한 안대표의 측근및 지분챙기기는 한국정치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
안철수 대표가 황금연휴 직전인 지난 2일 광주에 자신의 측근으로 여론조사 3등을 기록하던 윤장현 후보를 전략 공천함으로써 ‘측근 챙기기-지분 챙기기’라는 구태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측근및 지분챙기기는 안대표가 정치입문하면서 강하게 비판해온 정치행태들이다. 당 내외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 대표의 광주 전략 공천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는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후보는 탈당을 선언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강운태 시장은 민주화 성지를 모독한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의 폭압적 지배하에 더 머무를 수 없다며 이는 ‘새정치’가 아니라 ‘헌정치’라며 당지도부에 일격을 가했다. 이용섭 후보도 “정치역사상 가장 폭압적이고, 야비한 구태정치 행태”라며 안철수의 ‘새정치’는 허구자체라고 성토했다.
지난번 강기정, 김동철 등 광주지역 옛 새정치연 국회의원 5명이 공개 기자회견을 가지고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윤장현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지역정가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안 대표가 구태정치의 표본인 ‘줄 세우기 정치’로 자신의 새 정치와 다른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안철수의 ‘새정치’가 바로 이런 나눠먹기 구태정치인가? 라고 물었다. 안 대표는 이들 5인의 기자회견에 역풍이 불자 나눠먹기 전략공천은 없다고 다짐했고, 윤 후보도 분명히 경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과 윤의 이런 말은 결국 기만임이 밝혀졌다.
광주광역단체시장뿐 아니라 안철수 대표는 화성 공천에서도 음주운전 3회, 정치자금범 위반으로 재심에서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받은 채인석 현 화성시장을 공천심사에서 배제시키지 않았다. 안 자신이 스스로가 밝힌 개혁공천 기준을 스스로 깨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인 안산에서도 안은 제종길 전 의원을 전략공천 했다. 현 김철민 시장은 “상중에 상주를 바꾸는 격”이라며 자신이 30%이상 앞서는 상황인데 안철수의 지분 챙기기에 희생되었다며 반발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번 민주당과의 합당과정, 무공천 철회에 이어 이번 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밀실 담합(談合)과 독단 및 독선, 가식의 정치는 구태의 본령 그 자체이다. 안 대표는 그동안 생태적인 자신의 구태를 가식적 ‘새 정치’ 행태로 포장해 대중들을 기만해 지금 제 1야당의 대표가 되는 데 성공했지만 새정치연에서도 그 가식적 본질과 허구를 간파하고 있다. 국민들도 이제 안의 실체에 대해 자각하고 냉소를 보내고 있다. 야당은 아이러니하게도 ‘새정치’의 대명사였던 안철수를 통해 정국을 주도하려고 했지만 바로 그로 인해 침몰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6.4 지방선거와 한국 정치판의 쇄신
6.4 지방 선거 기간에 발생한 세월호 참극 속에서 여야는 초당적으로 사태 수습을 돕기보다는 적절하지 못한 행태로 국민적 분노를 산 사건이 많았다. 세월호 사고와 지방선거 정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은 이전보다 더한 구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치의 장구한 고질(姑姪)은 민생(民生)과 국익(國益)보다는 특권과 당리당략(黨利黨略)으로 점철된 사익(私益) 추구 정치이다. 우리는 이를 낡고 병든 정치로 규정한다. 이런 부패와 특권, 패거리로 표현되는 한국정치의 구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위한 사명을 그 존재가치로 하는 국회는 특권과 정파적 이해에 의한 여야의 이전투구만 있었을 뿐 그 안에 민생은 없었다.
‘새정치’의 화두였던 안철수 새정치연 대표는 구태의 표본으로 전락해 야당은 물론 한국 정치의 후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오히려 청산대상으로 전락하고 있고, 새누리당 역시 기존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은 구태 모습 그대로이다.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를 맞아 정치권 전체의 일대 쇄신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는 국민적 절대적 명령임을 정치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안 대표와 새정치연 그리고 새누리당 등 정치권 전체의 쇄신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한국 정치의 후진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정치권 전체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다. 여야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한다. [미디어펜=성준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