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신관치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의 승계시스템을 문제삼으며 손을 보겠다고 한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선임, 연임등에 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민간금융회사의 인사에까지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심각하다. 정부지분이 없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직권남용으로 사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국인 주주등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한국의 후진적인 금융규제와 관치행정의 민낯만 드러낼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감원장이 최근 노골적으로 금융회사및 금융단체 CEO 인선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위원장은 회장 행장 선임시 현역 프리미엄이 많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 수장이 노골적으로 민간금융회사 인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민감금융회사 회장과 행장 선임방식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문재인정권의 신관치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회사의 CEO 인선은 이사회와 주주들에 맡겨야 한다. 적폐인 관치금융을 현정부도 끊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금융회사 CEO가 연임 프리미엄을 지나치게 누리고 있다고 비판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위 제공
금융위와 금감원의 엉뚱한 행태는 특정 금융지주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등이 타깃이되고 있다는 게 금융가의 해석이다.
정부에 이어 노조도 금융지주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KB금융노조는 지금 이순간에도 여의도 본사앞에서 장기간 텐트치고 이미 연임절차가 끝난 윤회장 연임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이사에 선임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리딩뱅크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금융사로 도약하는 액션플랜 짜기에 분투하는 윤회장입장에선 노조의 몽니와 발목잡기가 너무나 답답할 것이다. 금융당국, 노조가 협업하듯이 금융지주사 CEO를 괴롭힌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미국 일본 등에선 정부가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한국정부만 여전히 금융기관들을 정부산하기관이나 공기업쯤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권 입맛에 맞는 친정부인사를 앉히려는 탐심을 갖고 있다.
금융지주사 회장과 행장 선임은 주주와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낙점하지 않는다. 미국 은행 CEO들은 성과가 좋으면 장기간 재임한다. 실적만 좋으면 10년 이상 하는 회장들이 수두룩하다. 우리처럼 정권만 바뀌면 지주사 회장들과 행장들이 자리보전문제로 전전긍긍하는 낙후된 풍토와는 너무나 다르다. 금융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차이는 관치와 금융규제다. 한국은 전방위 규제와 인사개입이 심각하다.
금융당국은 문재인정권들어 은행연합회와 화재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은 개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은행연합회장에는 주요 은행출신을 제치고 김태영 NH농협행장 출신이 추대됐다. 화재협회장에는 노무현정부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용덕씨가 선임되면서 낙하산인사 논란이 무성했다. 생보회장에도 마이너인 KB생보 신용길 사장이 전격적으로 선임됐다.
연임에 의욕을 보이던 황영기 금투협회장이 돌연 퇴진한 것도 의아스럽기만 하다. 금융단체 신규 회장을 선임하는데, 회원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과거와 같은 노골적인 관치는 사라졌지만, 교묘한 방식으로 인사에 개입하는 신관치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적폐청산을 국정의 제1호과제로 내걸었다. 과거 적폐청산도 중요하지만, 현정부들어 드러나는 신관치 의혹도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다. 금융회사는 정권의 밥줄이 아니다. 전리품이나 먹잇감도 더욱 아니다. 정권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는 탐심과 불의를 자제해야 한다.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정권이 되레 적폐청산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간 금융회사인사는 주주와 이사회에 맡겨야 한다. 공기업 다루듯하면 안된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감독, 소비자보호,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혁파 등에 신경쓰면 된다. 질긴 관치금융의 유혹을 이젠 끊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