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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방중 첫 일성 "한국인, 난징대학살에 동질감"

2017-12-13 19:25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중국을 국빈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 의장대 사열을 하며 공항을 나서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베이징=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13일 중국을 국빈방문해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국인은 난징대학살에 깊은 동질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을 거론하며 한중간 역사적 동질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이 자리에는 독립유공자 후손, 한중 다문화 부부, 혁신 창업가 등을 비롯해 중국 내 거주하고 있는 한국민 400여명이 초청됐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오랫동안 긴 역사를 함께해왔다”며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다.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들게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는 망명지에서 치열하게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우리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 자리를 빛내주고 계신다”며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비서로 활약한 김동진 지사의 따님 김연령 씨와 손자 김과 씨,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원으로 활동하신 김철남 지사의 아드님 김중평 씨와 김정평 씨, 조국독립과 중국혁명에 김산이라는 이름으로 투신한 장지락 지사의 아드님 고영광 씨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곳곳에는 우리 애국선열들의 혼과 숨결이 남아 있다. 만리타향에서도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 바탕에는 불의와 억압에 맞서는 인간의 위대함이 있었다. 동지가 되어준 중국 인민들의 우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중국 국빈방문 일정으로 베이징에 위치한 신제커우 악기 거리의 악기점 세기아운금행을 방문해 배우 추자현과 중국의 전통 현악기인 '얼후'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아울러 이날 김정숙 여사는 중국 신제커우 악기 거리에 있는 세기아운금행을 방문해 중국 전통악기인 ‘얼후’ 체험시간을 통해 내조외교를 펼쳤다.

특히 김 여사는 두 줄 사이에 활을 넣어 연주하는 악기로 해금과 연주법은 다르지만 아련한 음색이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자리에는 최근 ‘동상이몽’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랑을 받고 있는 추자현, 우효광 부부가 함께했다.

김 여사는 “얼후는 두 줄로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어낸다. 한국과 중국도 이 두 줄처럼 서로 어우러지면 좋겠다. 그리고 추자현, 우효광씨도 부부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것처럼 저도 중국과 맺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얼후 연주자가 중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모리화’를 연주할 때에는 함께 따라 부르기도 하는 등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모리화는 중국의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대표적 민요로 1920년대 초 이탈리아의 작곡가 푸치니가 중국의 투란도트 공주를 주제로 한 오페라 ‘투란도트’를 작곡할 때 모리화 곡을 주제곡의 하나로 삽입해 모리화 노래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시상식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동석한 재중 동포간담회에서는 노사연, 이무송 부부가 25년 전 시작된 한국과 중국의 만남이 더욱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다져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남’을 열창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동포와의 대화’에서 첫번째로 발언을 한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는 “IT 최강국인 한국이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도 사람 중심의 교육, 미래를 선도하는 교육을 펼칠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관련 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부탁했다. 
  
또 중국 며느리, 한국 사위를 자처한 김영란, 자오중청 다문화 가정 부부는 결혼한 지 20년간 소회를 밝히며 “그동안 이중언어, 자녀의 국적, 문화 차이로 생기는 갈등 등으로 힘겨운 세월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미 한중 커플이 늘어난 만큼 그 자녀들이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갈 미래의 나무가 될 수 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자영업 대표로 나선 권종현 씨는 해외 교민기업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해외에 있는 기업들도 한국에서 운영하는 기업들처럼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한국 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메이저 플랫폼에 상시적으로 진입하여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해당 사안들을 함께 온 장관들에게 꼼꼼하게 챙겨 달라며 당부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셨을 분들에게 2017년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을 것”이라며 그동안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노영민 주중대사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영접 대신 난징대학살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주목 받았다. 노 대사는 베이징 공항을 향하는 것 대신 장쑤성에서 개최되는 중국의 국가 추모행사에 참석했으며, 당초 상하이 총영사가 가기로 돼 있었던 것이 긴박하게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후부터 공식기념일로 제정한 난징대학상 발생일로 추모행사에 시 주석과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직접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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