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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치 높이는 '조경'…집값‧분양률에도 영향

2017-12-14 11:39 | 김병화 부장 | kbh@mediapen.com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교통과 교육, 편의시설 등 기본적인 주거인프라 외에도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갈증이 깊어지면서 건설사들도 아파트 단지 내 ‘조경’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아파트 조경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녹지비율이 높고,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 비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넓은 공원과 숲길 등이 조성돼 입주민은 단지 내에서 산책과 여가를 즐길 수 있고, 건폐율이 낮아 동간거리가 넓은 만큼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 쾌적하다는 평가다.

특히 조경은 실내 인테리어와 달리 수요자들이 임의로 변화를 주기 어려운 만큼 조경비율이 높고 조경설계가 우수한 아파트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 중 조경비율이 40% 이상인 단지가 많다. 아파트 조경면적 법정기준치가 대지면적의 15%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오는 15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3042가구)와 ‘일산자이2차’(GS건설, 802가구), ‘오룡 에듀포레 푸르지오’(대우건설, 1531가구)의 조경비율은 각각 45%, 42%, 40%에 달한다. 또 앞서 지난 8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 ‘캐슬앤파밀리에 시티’(롯데건설‧신동아건설, 1872가구)도 조경면적이 전체 단지면적의 35%를 차지한다.

조경비율 40%인 '오룡 에듀포레 푸르지오'의 조경 이미지/자료=대우건설


조경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에 위치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2014년 9월 입주)는 조경비율이 41.5%인 자연친화적 아파트로 선호도가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단지의 매매가는 12월 11일 기준 3.3㎡당 2959만원으로 아현동 일대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는 리조트처럼 꾸며놓은 조경이 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제로 거주하는 입주자들 역시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조경비율이 높은 단지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아르테온’은 1순위 청약결과 10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264명이 몰리며 평균 10.52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의 조경면적은 8만2000여㎡에 달하고 녹지율은 47%에 달한다.

지난 3월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분양한 ‘메트로시티 석전’의 경우에도 43%의 높은 조경비율을 강조하며 청약에 나선 결과 84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146건이 접수되며 평균 13.1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단지 내 조경의 조망권을 갖춘 동이나 층에는 프리미엄도 형성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 결과, 경기 일산에 위치한 ‘위시티자이1단지’ 전용면적 134㎡의 경우 올 4분기 1층이 5억5600만원에 거래된 반면, 29층은 5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일반적으로 저층 분양가가 고층 분양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저층의 프리미엄이 훨씬 많이 붙은 셈이다. 위시티자이1단지는 명품 소나무 2200여 그루가 단지 내 조경에 사용된 단지로 조경 조망이 우수한 저층 매매가격이 고층보다 오히려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B건설사 한 관계자는 “조경비율 높은 아파트들은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고 단지의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어 지역 내 시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며 “쾌적한 주거환경이 주택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도 조경에 공을 들이는 아파트들이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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