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중국 시장 목표를 상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일정 마지막날인 지난 16일 현대차 충칭공장(5공장)을 찾아 "중국 시장을 석권하라"고 독려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또한 내년 새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18일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목표는 올해 실적보다 상향된 200만대 달성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 판매량이 되살아나고 있고 정부 또한 중국 사업 확대를 당부한 바 있어 당초 판매목표인 195만대 수준 이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6일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에서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이번 문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계기로 중국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상황이다. 실제 대통령 방중 기간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 아직 출시하지 않은 수소전기차도 중국 현지에 선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행보는 미래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기업 차원에서 사드 여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지역별 판매 목표를 공개하지 않지만 현지법인에서는 올해 판매 목표( 현대차 125만대, 기아차 70만대)를 달성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1∼11월 중국 판매량은 96만95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줄었다. 11월 판매실적은 14만5015대로, 전달(10월)보다는 18.4% 증가했지만 지난해 11월보다 29.8% 낮다. 현대차는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중국 사업 조기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도 중국법인 차원에서 제네시스와 친환경차 등 새 브랜드의 판매량을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 사업장과 공유했다.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는 지역별 성장 전략과 브랜드별 운용 계획 수립을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100명 규모의 중국 TF팀도 신설해 연구개발부터 마케팅을 수행 중이며 지난 8월에는 '중국제품개발본부'도 신설했다.
향후 중국 신차 출시와 더불어 기술 개발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문 대통령이 방중 기간 동안 중국 충칭에 있는 제5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미래 사업 주역'으로 꼽히는 전기차와 친환경차 사업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신형 ix35(국내명 투싼)를, 둥펑위에다기아는 신형 포르테(K3)를 선보였다. 둥펑위에다기아 또한 신형 포르테 등 경쟁력을 강화한 신차를 선보였다. 두 회사는 연말까지 40여개에 달하는 지역 모터쇼에도 참여한다.
베이징현대의 제5공장인 충칭공장에서 생산 중인 올 뉴 루이나. /사진=현대차 제공
실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 최대 판매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2018년까지 신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182억 유로를 투자한다.
2위인 GM도 2017년까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4위인 르노 닛산은 2018년까지 21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메이커들도 신규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연산 30만대 규모의 충칭공장까지 더해 중국에서 총 165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지금 상황에 안주한다면 판매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판매목표를 195만대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중국에서 톱3위 수준의 메이커로 성장한 것도 중국 시장의 증가 속도에 맞춰 적기에 생산을 확대해 온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문 대통령 방중 기간에 맞춰 중국 현지에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사드 여파로 위축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전기차와 친환경차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