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철강업계가 지속되는 원화강세와 중국발 '치킨게임'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18일 오전 9시1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90.6원으로 지난달 1일 대비 24.5원, 1210원까지 올랐던 1월 2일과 비교하면 120원 가량 하락했다.
포스코 직원들이 파이넥스 쇳물 상업생산 누계 2000만톤 달성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업계는 원화가치가 10% 상승하면 수출 품목의 가격이 1.9%포인트(p) 상승, 수출경쟁력이 낮아지고 그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가 이어가는 가운데 자동차·가전을 비롯해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의 실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문제는 최근 달러 강세로 일부 신흥국 통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원화 수요가 증가, 이러한 원화강세 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을 받으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해 자금이 몰리는 것도 원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왼쪽)·브라질 북동부 쎄아라 주 뻬셍 산업단지 내 동국제강 CSP 제철소 전경(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이러한 상황 가운데 중국이 철강 제품에 부과하던 수출세를 폐지, '공급과잉 시즌2'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이 완화됐다고 판단, 내년 1월 1일부로 2007년부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세를 폐지한다.
중국은 저가 철강 제품 생산 감소를 통해 철강 산업을 재편하고 타국과의 무역마찰을 피하는 차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스테인리스스틸·특수강·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에 수출세 10%를 부과하고 다른 철강재에는 15%를 적용한 바 있다.
업계는 중국 바오산강철·우한강철이 통합한 바오우강철이 조강능력을 기존 6000만톤에서 1억톤으로 늘리고, 허베이강철도 셔우두강철과 합병해 기업 규모를 확장하는 등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중국의 수출세 폐지로 공급과잉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수출세 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철강업종 지수 뿐만 아니라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동부제철 등 철강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세 폐지는 철강 글로벌 포럼의 생산량 감소 권고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다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철강 과잉 물량만해도 7억3700만톤에 달했다"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공급과잉 해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치킨게임'으로 인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