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는 했지만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안 전 비서관은 18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용 부회장을 청와대 안가로 안내한 적 있다"며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2014년 11월 말 정윤회 문건 사건이 발생하기 전으로만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2014년 9월 15일, 2015년 7월 15일, 2016년 2월 15일 총 세차례에 거쳐 독대를 한 것으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안 전 비서관의 진술 이후 특검은 9월 12일에 추가 독대가 있었음을 강조, 이날 부정한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독대 당시)청와대 안가로 이 부회장을 안내하면서 명함을 받았다"며 "당시 명함에 적힌 이 부회장의 연락처를 휴대폰에 저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점에 근거,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1차 독대에 앞서 '0차 독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 측 변호인단은 안 전 비서관의 기억이 흐릿한 점을 지적하며 독대에 관한 핵심 증거는 '대통령 말씀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 면담 당시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자료는 1차 독대 시기인 2014년 9월 15일 오전까지 계속해서 수정 작업을 거쳤다"며 "최종 완성본은 같은 날 오전 11시경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0차 독대가 있던 것으로 추측되는 9월 12일은 업무일상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 열린 9월 15일 보다 단 하루 앞선다"며 "만나는 것이 확정돼 있는데, 하루 앞서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LG그룹과 박 전 대통령 독대를 위한 말씀자료 역시 독대 전까지 수정 작업을 여러 번 거친 접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안 전 비서관이 다른 것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서 이 부회장과의 면담만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변호인단은 안 전 비서관의 휴대폰에 이 부회장의 번호가 '3이재용'으로 저장된 것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명함에는 휴대폰 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명함에 번호가 적혀있지 않은데 어떻게 명함을 보고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냐는 지적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은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하지만 불출석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날 피고인 신문과 검찰 구형, 최후진술 등을 진행해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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