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방문 목적이 원전사업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8일 오후부터 21일까지 돌연 연차 휴가를 냈다.
이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다음날인 1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놓고 임 실장을 출석시켜 진위를 따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이날 오전 출근했다가 '반차'를 낸 뒤 21일까지 '3.5일' 연차를 내고 쉬기로 했다고 전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연차라는 얘기다.
임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실무진을 통해 'UAE에 원전 불만을 무마하러 간 게 아니다'라는 부인 입장만 내놓은 뒤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됐다.
임 실장의 갑작스러운 휴가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는 임 실장의 자리가 비어 있는 모습을 통해 알려졌다.
이날 회의도 임 실장의 갑작스러운 휴가에 대한 대화로 시작됐다.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관계자가 먼저 "비서실장이 없는데 괜찮으시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어디 갔습니까?"라며 짐짓 모르는 듯 물었다. 그러자 참모진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휴가를 썼답니다" 등의 말들이 농담처럼 오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연차 사용과 휴식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임 실장이 과중한 업무와 해외 출장으로 쉬지 못해 올해가 가기 전에 연차를 소진하기 위해 이날 간신히 휴가를 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하지만 임 실장이 받고 있는 의혹은 외교 문제로 정치권에서 최대 이슈가 된 상황에서 돌연 휴가를 낸 것이 언론의 관심과 야당의 추궁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