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자 “‘폐목강심’(閉目降心,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시간을 보냈다”며 검사의 증거조작 혐의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누명을 벗게 돼 다행”이라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8개월 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폐목강심의 시간을 보냈다”며 “요즘 검사들은 사건을 수사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만들고 있다. 공판 과정에서 확정된 검사의 증거 조작 혐의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책임을 묻는 방법’에 대해 “그건 증거위조죄에 해당된다”고 말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문무일 총장이 당시 대전지검장으로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이끌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문 총장이 그렇게 지시했다고 믿지 않는다”며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이 있다. 문 총장이 이 사건 조작에 가담했다고 믿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유죄를 인정받고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이 새 당협위원장 선임을 위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꾸린 것과 관련해 “조강특위로 조직 혁신을 마무리짓겠다”며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정책혁신을 주도할 제2혁신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강특위가 새 당협위원장 선임 시 현역을 우선 배치하기로 하면서 당무감사를 통과한 일부 원외위원장의 반발이 터져나오는 데 대해서는 “(현역 우선은) 정치적 관례다. 민주당도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이날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받다가 함께 무죄 확정을 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이 전 총리도 명예회복을 원할 것”이라며 “당에서도 돕도록 하겠다. (지방선거 출마는) 이 전 총리에게 물어봐야할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개헌특위 연장에 대해서는 “개헌의 경우 (지방선거) 곁다리 국민투표는 맞지 않다”며 “지방선거 이후 (내년) 연말까지 개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한 홍 대표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으로 충북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해 “먼저 제천 참사에 삼가 고개 숙여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면서 “정책위의장과 재해대책위원장이 현지에 내려갔다. 사고원인과 수습대책을 당 차원에서 적극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