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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놓고 분열 국민의당 '운명의 한주'

2017-12-25 11:20 | 정광성 기자 | jgws89@naver.com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의당 전 당원투표가 공식 절차에 돌입하면서 양당의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자신의 재신임을 걸고 통합 찬반 투표를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운명도 내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를 공고하고 투표인 명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투표는 27~30일 나흘간 진행된다. 27~28일은 'K-보팅(중앙선관위 온라인 투표 시스템)', 29~30일은 전화 ARS 투표가 실시된다.

국민의당 당원은 모바일이나 PC로 K-보팅 홈페이지에 접속해 투표할 수 있고, K-보팅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은 ARS 전화가 오면 투표하면 된다. 당 선관위는 31일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 당원투표를 놓고 통합 반대측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안 대표 측은 '속전속결'로 투표를 끝내겠다는 방침이지만 당 내홍(內訌)은 투표 진행과 함께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당원 투표에 붙여진 사항은 의결정족수(3분의 1이상)가 정해져 있다는 당규 규정을 들어 투표율을 3분의 1 이하로 만든 뒤 원천 무효를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투표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나쁜 투표 전화 여론조사 끊어 버리라"며 "그것이 국민의당을 지키는 길"이라고 썼다.

또한 통합반대파 의원과 당원 등으로 구성된 '나쁜투표 거부 운동본부'는 25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 당직실에 전당원투표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전당원투표는 정당성이 없는 만큼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만일 투표가 실행된다 하더라도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그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도 함께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기석 대표비서실장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당원 투표를 제안한 안철수 대표의 의원총회 참석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의당 선관위는 지난 2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투표의 유효조건을 의결정족수 없이 유효투표 과반수를 확정했다.

통합에 대한 전 당원 투표의 유효조건을 의결정족수 없이 유효투표 과반수로 확정했다.

이날 국민의당 선관위는 2차 전체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과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 시행세칙을 이같이 결정했다.

투표 방식은 K보팅·ARS의 유효투표 결과를 합산해 환산하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때와 마찬가지로 유효투표수의 과반으로 재신임 여부를 확정하고, 투표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선관위 측은 의결정족수 부족에 대한 반통합파의 지적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놓고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이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투표율이 더 낮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찬성이 반대보다 높기만 하면 통합 찬성에 대한 의사 확인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의 당원이 투표를 해서 70% 찬성이 나왔다면 전체 당원의 14%가 찬성한 셈인데 이를 통합 찬성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정족수와는 상관없이 찬성 투표율이 높을 경우 안 대표의 재신임 문제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할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엔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안 대표는 그것을 무시고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 "정족수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모아 찬성률만 높이면 되는 것 아니냐는 계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 측은 이번 투표는 당규보다 상위 규범인 당헌에서 규정한 '당무위 의결 안건에 대한 전 당원 투표'이기 때문에, 일부 반대파 의원들이 주장하는 의결정족수 요건 없이 유효 투표의 과반으로 가부가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 측은 투표 결과가 '통합 찬성'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대표 측은 31일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1월 중 바른정당과 구체적 통합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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