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철강업계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인한 3대 리스크(전기료 인상·불안정성·탄소배출권 문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26일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에너지정책과 관련 "원자력·화력 대비 발전 원가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시 더 높은 수준의 인상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할 경우 전기료가 11% 가량 오른다고 분석했지만 실제 인상률은 더욱 가파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일례로, 호주는 지난 2005년 관련 설비 건설 지원 및 보조금 지급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9.3%에서 10년후인 2015년 13.7%까지 끌어올렸지만 전기료가 63% 상승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을 포기했다.
국내의 경우 1㎡당 일사량이 호주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일 경우 인상폭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우 원전을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는 과정에서 전기료가 10년 전보다 2배가 올랐다. 이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프랑스산 에너지 수입을 감축·중단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독일은 2014년 1만4800GWh에 달하는 에너지를 수입했다.
석탄발전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료가 71%나 올랐으며, 후쿠시마 사고 후 원전 가동을 멈춘 일본 역시 전기료가 급증했다.
신재생에너지는 무풍·구름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여부가 갈려 '간헐성' 문제도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남호주에서는 태풍 상륙으로 전력의 35%를 조달하는 풍력발전기가 전부 멈춰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제철소를 비롯한 산업시설과 상업시설의 전력이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따라 바람 및 일조량이 충분할 때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방출 가능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가 각광받고 있으나 전력 공급 관련 불안을 해소하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도 지난 8월 1개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돼 4시간 가량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고층 건물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전깃불 대용으로 켠 촛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면서 다량의 전기를 사용하는 철강업의 특성상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증가는 불안정성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은 원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배 가량 많다는 점에서 탄소배출권 문제도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야간 발전이 불가능한 태양광발전의 특성상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늘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NG 발전은 원전 대비 55배 가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아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15년 파리협약 당시 오는 203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7% 수준인 3억1500만톤을 감축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설정했으나, 태양광발전이 증가하면 이행에 차질이 생겨 산업 부문의 할당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는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과징금 납부 등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5년 도입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정부가 기업들에게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량을 할당하고 부족 및 여유분량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할당량 초과시 그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입해 제출하지 못하면 시장 평균 가격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배출권 여유기업들이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배출권을 판매하지 않아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산업 부문 중 가장 많은 170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며 "기술력을 토대로 감축 수준을 높였지만 지금의 목표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인해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