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국민의당 전당원투표가 27일 시작된 가운데 통과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원투표는 27~28일 K-보팅(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 29~30일 ARS로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31일 오전 9시부터 중앙당사에서 집계된다.
이번 전당원투표는 1인 1회 찬반 투표로 진행된다. 질문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하나, 반대하나'다. ARS는 K-보팅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국민의당 전체 당원 수는 약 27만명이다.
국민의당의 전당원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이날 안철수 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함께 통합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들은 안 대표가 양당의 통합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한 후 공개석상에선 처음으로 만나기에 이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바른정당 원외위원장협의회가 '통합과 개혁의 정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안 대표 초청 간담회에선 △통합 추진의 목적과 시점 △통합 이후 지도체제 등 정당 운영방식 △통합 후 초기 과제 등 양당의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중도 확장 전략 △통합 신당의 개혁 과제 등 향후 개혁에 대한 비전을 논의할 방침이다.
특히 양당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안보관에 대한 극복 문제 등 양당의 화합적 결합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원투표가 진행되는 첫날인 27일 안 대표가 바른정당 행사에 참석하며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 전당원투표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냐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양당 통합이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고, 이제 국민의당의 결정만 남은 상황에서 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 무난히 통합의 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자리를 걸만큼 전당원투표에서 찬성 측이 우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현재 정치권의 판도를 봐선 안 대표가 내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표율도 문제이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당내 과반에 달하는 통합반대파의 목소리가 잦아들며 통합과정이 순조롭겠지만, 반대의 경우 통합반대파에 힘이 실리면서 통합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전당원 투표에 얼마나 참여해야 투표가 유효하다고 볼지를 놓고 안 대표측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반대파에서는 “당규에 따라 3분의 1 참여가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27만명의 국민의당 당원 중 9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석해야 된다는 얘기다. 전당원 투표결과 투표율이 30%에 육박하게 되면 안 대표는 ‘당원들의 선택’이라는 명분을 안고 통합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통합반대파는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된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을 경우 새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전당원 투표로 실시된 지난 1월 15 전당대회와 8월 27 전당대회의 투표율은 각각 19%, 24% 정도였다. 정동영 의원 역시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안 대표가 전당원 투표에서 전당원의 3분의 1을 못 채우면 사퇴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오는 31일 투표 결과 찬성이 많을 경우 안 대표는 내년 2월을 목표로 두고 통합절차를 진행한다. 안철수 대표는 “시한을 정해놓지는 않았으나, 이번 12월31일 만약 당원이 통합에 찬성하고 재신임을 해주면 1월부터 통합 절차를 밟게 된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소요되니 2월 정도면 가능하지 싶다”라고 강조했다.
통합반대파는 앞서 이번 전당원투표가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11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만나 인사한 뒤 밝은 표정으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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