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논란이 된 0차 독대에 대해 "2014년 9월 12일 단독 면담은 없었다"며 "(만남을) 기억 못한다면 내가 '치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제17차 항소심 공판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이 왜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재진에 둘러쌓여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0차 독대'라 불리는 2014년 9월 12일 면담이 있었다는 주장은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안 전 비서관은 지난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용 부회장을 청와대 안가로 안내한 적 있다"며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당초 알려진 3번의 독대 외에 추가로 만났다는 주장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 전 비서관의 진술에 근거, "9월 12일에 추가 독대가 있었고, 이날 부정한 청탁이 오갔을 것"이라며 지난 22일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특검은 이날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도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지 않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9월 15일 이전에) 만난 적 없다"며 "확실하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15일에 청와대 안가에 가지 않았다"며 "변호인을 비롯한 회사사람들에게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최지성 피고인, 장충기 피고인 모두 다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의 "(박 전 대통령과의) 3차례 단독면담과 대화내용 소상히 밝혔냐"는 질문에는 "모든 진실을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일국의 대통령과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이기 때문에 어떤 기록이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데 그것을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청이 최서원의 사익을 위한 것인지 몰랐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25일 독대 당시 "대통령이 승마협회 일 가지고 짜증을 냈는데 당황스러웠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강인하다고 생각했고, 특정인의 사익을 위해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승마협회 지원이 최서원에 대한 지원이 아닌 말 그대로 '승마협회를 맡아달라' 정도로만 인식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삼성은 재계 서열 1위이기 때문에 각종 사회공헌 뿐 아니라 비인기 스포츠 종목의 지원을 도맡아왔다"며 "대통령의 요청을 이와 같은 지원으로 인식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맞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0개월 수감생활에 대해 "억울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있다"며 "(어떤 진술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의 요구에 임한 것은 승계 작업 등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입장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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