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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천명 맞은 현대차, 과거 영광 재현하려면

2017-12-29 10:11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차그룹이 29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의 나이다. 하지만 축하와 기쁨이 넘쳐야할 자리에 오히려 비장함이 가득했다. 

산업부 최주영 기자

지난 50년은 결코 평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앞으로의 50년은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최근 중국발 사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여파와 국내 업황 부진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해서만은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성장을 위한 발목을 잡고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연말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28일 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총 310명 임원을 승진시켰다. 2017년 12월의 승진자(348) 규모보다 11% 가량 줄어든 최소한의 인사였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업황도 그리 녹록지 않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승진자들은 축배를 들 겨를도 없이 다음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어려운 시기에 단행한 승진 인사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의중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유독 현대차그룹에 악재가 많은 해로 기억된다. 우선 세계 1,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초 정몽구 회장이 제시한 판매목표(825만대) 달성에 비상등이 켜진 데다 지속적인 노사갈등으로 창사 50년만에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겼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지배구조 개편 데드라인’도 현대차그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쏘나타와 그랜저 등 주요 차량 91만5000여대를 리콜하면서 ‘품질 논란’까지 거론됐다. 

그럼에도 반세기동안 이룬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1967년 당시 변변한 국산차 하나 없던 상황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기아차를 합병해 창립 43년만인 2010년 미국 포드사를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5위에 올라섰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 진출 40년만에 첫 ‘밀리언셀러’ 고지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50년을 맞은 현대차그룹은 '미래차'로 다가올 50년을 대비하고 있다. 내년 미국 최대 가전쇼인 CES와 디트로이트 모터쇼, 평창동계올림픽 등 글로벌 무대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자동차’ 공개가 그 시발점이 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등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사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내년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승진 인사 중 R&D 관련 인사의 비중이 44%에 달하는 것도 미래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위기를 기업 혁신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 50년에는 미래차 개발을 앞세운 현대차그룹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길 기대해 본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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