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 두 사람이 만나 어떤 대화를 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커진 임 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직전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SK의 중동 사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SK 최태원 회장을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나 두 사람의 만남과 임 실장의 UAE 방문은 별개”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공식 인정은 KBS가 29일 “최 회장이 UAE의 보복 조치로 10조원대 사업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처하자 임 비서실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이 방송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UAE에서 우리 기업들에 대한 보복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달 초부터로 이명박 정부 시절 UAE와 체결했던 각종 공식, 비공식 계약들을 현 정부가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UAE 측이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SK 한 계열사의 경우 10조원 규모의 정유시설 건설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까지 처했고, 이 때문에 이달 초 최 회장이 직접 청와대를 찾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역할 가운데 기업 총수들이 면담을 요청하면 애로사항을 듣는 동시에 정부의 경제운용 방침을 설명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최순실 사태’ 이후 정경유착에 대한 비난이 커진 상황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단독으로 재계 총수를 만났을 때에는 그만한 목적이 있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해 현지 국부펀드인 MDP와 석유회사 MP의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사업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비공개 회동과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SK그룹의 SK이노베이션은 예멘 등에서 석유개발과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SK건설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에서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맡고 있다. SK플래닛과 SK해운도 중동에서 각각 온라인 오픈마켓, 원유·석유제품 운송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