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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수평적 조직문화' 공통 지향…업무효율↑

2018-01-03 13:56 | 이해정 기자 | hjwedge@mediapen.com
[미디어펜=이해정 기자]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새해를 맞아 내세운 조직문화의 공통점은 '수평적 조직문화'였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자율적이고 원활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 내 소통'을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 중 79.1%가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을 어려워하는 이유로는 55%의 응답자가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탓'이라고 답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소통능력이 경쟁력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83.5%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소통하기 어려운 대상을 묻는 질문엔 41.5% 응답자가 '상사'라고 답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위해 통신 3사는 각각 수평적인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는 조직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수직적·수동적 일 처리 문화를 개선해, 창의적이고 스피드있는 일처리가 가능케하고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매니저 제도, KT는 1등 워크샵, LG유플러스는 '님' 호칭 제도 등을 도입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매니저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기존 수직적 상하관계 기반의 직급 체계를 폐지하고 팀원은 모두 매니저로 호칭을 통일했다. 직급 체계도 5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해 완전한 성과중심 조직으로 바꿨다. 중간 검토 단계 축소로 인해 주니어 매니저들의 담당자로서 주인의식도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가 새해를 맞아 내세운 조직문화의 공통점은 '수평적 조직문화'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책은 있지만 직급은 없다"며 "가령 차장이 부탁할 경우 사정이 있어도 심리적으로 거절하기 힘든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수평적인 문화로 말투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 소모적인 소비가 줄어 소통과 업무가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보통 회사에서 임원용 엘리베이터를 쓰도록 하는 것을 없애고 함께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한 기업 경영의 핵심 주체인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발휘하느냐에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인재 육성을 하고 있다. 특히 사회 각계 저명인사들이 직접 회사를 찾아 강의하는 교육 프로그램 'T stay知'는 구성원들의 창의력 등 역량 개발을 위한 대표적인 인재경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강의는 직무 공통 전문 분야에 대한 강의는 물론 회사가 고민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한 트렌드 강의도 진행한다.

KT는 수평적 소통과 협업을 위해 '1등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자사는 그동안 '수직적 문화의 대명사'로 불려오는 등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돌파하기 위해 워크숍을 고안했다는 설명이다.

1등 워크숍은 회사가 가진 고질적 이슈나 조직목표 달성 등 하나의 주제를 두고 계급장을 떼고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토론해 부서장에게 바로 의사결정을 받는 경영혁신 플랫폼이다. 고질적 이슈 해결과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효과를 입증받아 시작한지 4년여만에 연 2만여명이 참여하는 토론의 장으로 성장했다.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과제 중 70% 이상이 실제 업무에 적용됐다.

'퍼실리테이션 회의 방식'을 기본 모델로 하며 5대 구성 요소는 주제, 토론자, 스폰서, 사무국(운영진), EFT(Empowering Facilitator)이다. 토론은 체계화된 방법론이 적용돼 진행된다.

KT 직원들이 1등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KT 제공



1등 워크숍으로 KT는 호조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2013~20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KT는 2015년을 기점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으로 복귀했다. 이후 2017년 2분기 영업이익 4500억원을 달성, 통신 3사중 1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수동적인 '공기업 마인드' 이미지에서 KT는 2017년 '혁신 마인드'를 가진 기업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KT는 항상 수평적인 조직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대대적으로 조직문화를 바꾸겠다며 혁신문화 5개안을 발표했다. 5개안은 수평적 호칭체계로 상호소통 증진, 형식보다 핵심에 집중하는 보고문화, 매일 감사가 넘치는 긍정문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나눔문화, 일과 가정의 균형 발전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회식문화 개선 활동 등이다.

LG유플러스는 구성원 간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내 상호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보고서는 분량을 한 쪽으로 제한하고 모양·글꼴·색상 등 외적인 형식을 없애는 '원페이지 보고'를 실시한다. 1일·1회·1감사 캠페인을 펼치고, 월 1회 금요일 '유플러스 봉사시간'을 실천한다. 또한 월·수·금 회식자리를 없애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즐거운직장팀'을 신설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조직문화 혁신의 지향점은 핵심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 근무환경 마련과 일·가정의 양립 그리고 회사 안팎으로 긍정·감동이 넘치는 분위기 조성에 있다"며 "조직문화 5대 과제를 적극 실천해 일등 기업문화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비전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수평적 호칭체계에 대해 "직책은 바뀌는 것이 없다"며 "그러나 서로 존중하며 어떤 직급에 얽매이지 않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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