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용카드 모집인에 대한 ‘일사전속주의’ 완화 움직임이 보이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일사전속주의 완화에 따라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3일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의 의원들은 신용카드 모집인의 일사전속주의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여신금융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일사전속주의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무분별한 카드 발급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당 규제가 폐지되면 카드모집인은 고객에게 여러 카드사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서형수 의원실 관계자는 “기존 법안에선 과열경쟁 등의 이유로 일사전속주의를 유지해왔다”며 “현재는 온라인, 모바일 등에서 각 카드사의 혜택과 정보를 소비자 스스로 비교‧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일사전속주의 완화 이후 과열경쟁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과 2차례 공청회를 진행한 결과, 일사전속주의를 폐지했을 경우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이후 효과와 전망에 대해선 관점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는 쟁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드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서 의원실 의견과는 달리 일사전속주의 완화는 카드모집인 감소 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모집인은 비대면 카드가입채널의 비중이 높아지며 갈수록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카드 가입과 온라인 카드 가입의 비중이 각각 46%, 54%로 비대면 채널 가입이 대면 채널 가입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2016년 말 7만7004명이었던 전체 카드사들의 카드 모집인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7만3977명으로 약 3000명 가량 감소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카드모집인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는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카드모집인 가운데 실적이 높은 사람만 살아남는 무한 경쟁시장이 될 것”이라며 “비대면 가입채널이 활성화 되고,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모집인 사이 경쟁까지 치열해진다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 교수는 “일사전속주의가 폐지된다면 카드사 입장에선 상품 홍보나 프로모션을 위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풍선효과로 다른 방식의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카드모집인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현상은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