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에 있던 '쿤'매장./사진=AK플라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애경그룹이 자체적으로 전개했던 패션사업을 철수했다. 애경그룹은 한때 AK플라자라는 자체 유통 채널 뿐 아니라 청담동, 신사동 가로수길, 부산 해운대 등에 단독 매장을 내며 패션 사업을 전개해왔다. 애경그룹이 패션사업을 접은 배경은 수년간 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2010년대부터 AK플라자를 통해 전개했던 패션사업을 지난해 철수했다. AK플라자 내에 패션사업부도 없앴다.
애경그룹은 2011년 이상재(전 AK플라자 패션사업본부 본부장)씨가 만든 패션 편집샵 '쿤(KOON)'을 인수하며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애경은 '쿤'을 AK플라자에 입점 시켰고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에도 입점하는 등 규모를 키워왔다.
2014년에는 서울 청담동에 '쿤'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도 했고, 가로수길에는 보다 젊은 고객들을 위해 '쿤위드어뷰'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후 '쿤위드어뷰'는 '오피셜홀리데이'로 리뉴얼하며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프리미엄 쇼핑몰 '스타 제이드'에 쿤을 오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재 본부장도 회사를 떠났고 결국 애경은 지난해 쿤을 통한 패션사업을 접었다.
애경그룹에서 쿤을 인수한 배경은 신세계의 분더샵, 현대백화점의 한섬과 같이 유통채널과 패션 콘텐츠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몇 년간 패션사업을 지속하면서 적자가 지속됐고 예상보다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패션 유통 채널 역시 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급변한 것도 철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이 단지 브랜드를 수입해서 판매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상은 패션과 브랜드에 대한 섬세한 이해도가 있어야 하는 사업"이라며 "애경이 패션사업을 접은 배경도 적자사업 뿐 아니라 그런 이해도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