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2년전 북미오토쇼에서 EQ900을 앞세워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른 제네시스가 올해는 신차 G70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배경이 주목된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 북미오토쇼에서 보도발표회를 갖지 않는다. 전시차량도 G80, G90, G80 스포트 등 모두 4종 뿐이다. 이와 달리 현대차와 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신형 벨로스터와 K3를 북미오토쇼에서 공개하고 각각 15대, 22대의 차량을 전시한다.
제네시스의 중형세단 G70 /사진=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가 국내 출시한 중형세단 G70은 이번 전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G70은 지난해 9월 국내에 출시후 40여일만에 사전계약 5000여대를 넘어설 만큼 인기를 얻었던 차량으로 연말까지 4554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독립 이후 개발된 첫 번째 신차인 데다 올 상반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기대가 남다르다는 평이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G70을 북미오토쇼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1월 EQ900가 국내에서 출시된 지 2개월만인 2016년 1월 북미오토쇼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차량을 소개하며 화려한 데뷔를 나선 점과 비교하면 올해는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미국의 3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계 각국의 완성차 업체 40여개가 45종의 신차를 공개하는 등 총 700여종의 차량이 전시되며,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북미오토쇼의 위상은 몇년 사이 달라졌다. 이 행사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 밀려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공개한 만큼 북미오토쇼보다 'CES'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로 4년 연속 CES에 참석해 바쁜 일정을 소화했지만 북미오토쇼는 2년 전부터 불참하고 있다. 이때문에 신형 벨로스터와 신형 K3를 글로벌 론칭하는 현대기아차 또한 예전만큼 기대감이 고조되지 않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G70의 북미오터쇼 불참에 대해 지난해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우려했다.
제네시스는 G70 출시 당시 BMW와 벤츠를 경쟁자로 지목하며 "내년 3월경 북미시장에 진출해 세계 유수의 글로벌 럭셔리 세단들과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목표를 드러냈지만 몇달 사이 노조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나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다.
당초 G70의 지난해 연말까지 판매목표(출시일 기점)는 5000대였지만 4554대에 그쳤다. 출시 40일만에 계약대수가 5000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얻었지만 파업에 따라 출고 시점이 늦어지면서 이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 차량은 전량 울산 5공장에서 생산된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도 노사협의가 늦어지면서 양산이 지연됐다. 코나는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2618대에 그치며 전월 대비 39.5% 감소했다.
결국 노조 파업에 따른 대외 이미지와 품질 하락에 대한 우려로 G70의 북미 진출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행사의 중요도 등을 감안, 올해는 G70을 내놓지 않기로 한 것"이며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예정대로 북미 시장에 G70을 론칭한다는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G70을 예정대로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며 "제네시스가 목표 고객층을 낮추며 본격적인 볼륨 모델로 선보인 G70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는 향후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안착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미국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G80가 지난 한해 동안 총 1만6322대가 팔려 벤츠 E클래스(4만9,473대), BMW 5시리즈(4만658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G90는 지난해 총 4418대가 판매돼 차급순위 5위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해 G70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G70가 도전할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뛰어든 격전지"라며 "고급 브랜드로서 미국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