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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오늘 결정될까?

2018-01-26 08:10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 본사/사진=대우건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는 현실이 될까?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이르면 금명간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도 급물살을 타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산은이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 매각 본입찰 결과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산은이 호반건설이 제안한 분할매각(지분 40% 우선 매수, 3년 뒤 10.75% 잔량 매수) 방식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때문에 산은이 분할매각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유찰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중에 진행될 본 계약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호반건설이 제안한대로라면 매각금액은 1조6000억원 수준. 산은이 대우건설을 떠안으면서 투입한 3조2000억원의 절반 정도다.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어 인수자금 마련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과 자산 면에서는 대우건설이 호반건설의 2배 수준으로 압도적이지만 승자의 저주는 없을 것"이라며 "인수를 위해 호반건설이 다소의 차입을 일으키더라도 현 재무상태에서는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호반건설은 단기간 내 운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기준이 되는 유동비율에서 재무적 안전성이 더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호반건설의 유동자산은 1조1317억원, 유동부채는 1815억원이다. 반면 대우건설의 유동자산은 5조8592억원인데 반해 유동부채가 6조811억원으로 1년 이내에 들어올 돈(유동자산)보다 나갈 돈(유동부채)이 더 많은 리스크가 있다.

여기에 영업이익 면에서도 호반건설의 영업이익 대비 영업현금흐름이 더 커 재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인수합병 때 현금흐름표와 자본을 토대로 종합적인 리스크를 판단하다"면서 "총량 수준 등을 고려해보면 호반건설의 인수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상장사를 매입하는 호재가 있어 주가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도급순위 3위의 대형건설사로 급부상하게 된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본계약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가 꽤 있다.

헐값 매각과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특혜 의혹 여부도 부담이고 대우건설 내부 반발도 거세다. 대우건설 노조는 “그동안 투명하고 원칙있는 매각을 요구하며 수 차례 산은에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으나, 산은이 불성실하게 처신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이 같은 난관을 모두 극복하고 대우건설을 품에 안는다고 해도 향후 운영과정에서 적지않은 내홍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나 경영구조에서 격차가 커 호반건설의 통솔력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두 회사는 재무구조 뿐만 아니라 직원 수와 임금, 복지 체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각 사의 경영공시를 보면 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호반건설의 자산은 1조4552억원, 대우건설은 9조3673억원이다. 매출은 대우건설이 11조원에 이르지만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10분의 1이다.



직원 수와 복지 체계에서도 대우건설이 압도적이다. 대우건설의 직원 수는 2016년 말 기준 6072명으로 호반건설(517명)의 10배가 넘고, 임직원의 평균 급여도 대우건설 7400만원, 호반건설은 3000만~5000만원(데이터 분석 추정치)에 불과하다.

실제로 과거 기업 인수합병 사례를 보면 구조조정 문제나 성과급 인상안 등을 놓고 진통을 겪은 사례가 많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자본이나 경영 환경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계열사로 남겨둔다 한들 한동안 경영 리스크나 내홍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미 대우건설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금 체계나 복지가 줄어들까 걱정하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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