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폭발했다. 1월 거래량으로 사상 최다 기록이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등 재건축 예정 단지가 많은 강남권에서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다주택 보유에서 '똘똘한 한 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 차별화 현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 수는 949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4480건보다 112%(5018건) 증가했다.
이는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1월 거래량으로 최다 기록이다. 또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 2015년 1월(6823건)과 비교하면 39.2%(2675건)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거래 신고는 계약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 이뤄지는 만큼 1월 거래량에는 지난해 12월 중 체결된 계약까지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별 거래량을 보면 송파구가 809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716건), 노원구(656건), 성북구(520건), 서초구(517건), 강동구(50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 증가율은 용산구가 302%(73건→294건)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강남구(195%, 242건→716건), 송파구(180%, 288건→809건), 성동구(173%, 173건→473건), 양천구(171%, 182건→494건), 강동구(145%, 205건→503건) 순이었다.
반면, 도봉구(24%, 208건→258건)와 금천구(34%, 81건→109건), 노원구(35%, 484건→656건) 등은 50% 미만 소폭 증가에 그치며 지역별 온도차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1월 매매거래 증가율 상위 5개구/자료출처=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 달여 만에 나온 '6·19 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8·2 부동산대책',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 '11·3 후속대책', '12·13 임대사업 활성화 방안' 등 잇따른 부동산 대책이 다주택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며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무조건 다주택자의 영향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고강도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며 "매매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 만큼 가격 방어력이 높은 인기 지역의 아파트를 한 채 소유하려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4구는 재건축 이슈 등으로 매매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도봉구나 노원구 등은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성행했던 갭투자마저 감소하며 비교적 증가폭이 작았던 것"이라며 "같은 서울이라도 집값 상승 여력이 높은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의 거래량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