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지난 2일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차가 서울-평창간 고속도로 약 190km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이같은 기술을 시연하고 오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소전기차가 2일 오후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4단계 완전자율주행 시연...정계·학계 "성능 놀라워"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시연에 투입된 자율주행차 5대(수소차3대+G80 2대)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후 완벽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서초구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한 5대의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에 진입과 동시에 자율주행 모드로 진입했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날 때는 제한속도 30km/h로 안전하게 통과한 자율주행차들은 고속도로 주행 상황에서 110km/h까지 속도를 냈다.
자율주행차는 차로 변경시 좌측 건너편 차로에서 대형 트럭이 다가오자 트럭을 먼저 보낸 뒤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다. 영동고속도로를 올라 타자 규정제한 속도인 100km/h로 자동 세팅됐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몸소 체험한 탑승자들은 놀라움과 함께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국민대 조용석 교수(자동차공학과)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4단계 기술로 완벽하게 달리는 것을 체험했다"며 "다른 차량이 급격히 껴드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5대의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 신갈 JC를 거쳐 영동고속도를 질주한 뒤 대관령 IC를 빠져 나와 2시간30분만에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 동안 국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제한된 속도로 자율주행이 시연된 적은 있었지만, 수백 km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를 최고 속도(100km /h ~ 110km/h)로 통과한 경우는 전무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1회충전시 600km 주행+IT 신기술…“평창서 구현할 것”
현대차는 그동안 경부 및 영동고속도로에서 수십만 킬로미터(km)에 달하는 시험 주행을 진행하며 자율주행차 성능을 개선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차선 합류, 분기 도로 등에서 주변 차량 인지 기술 △차 폭 및 위치 계산, 제어로 TG를 통과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 상황에 대비해 차량 외부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한 위치 인식을 더욱 고도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자율주행에 투입된 수소전기차의 경우 내달 출시되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5분 충전시 주행거리 600km가 넘고 60%의 시스템 효율 60%와 더불어 내연기관 수준(839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자율주행 수소전기차 주요 부품 장착 위치 /사진=현대차 제공
또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후측방 모니터 (BVM)’,‘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LFA)’,‘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시스템(RSPA)’ 등도 탑재했다. 현대차가 제시해 온 3대 미래 모빌리티 비전(연결된 이동성·이동의 자유성·친환경 이동성)과 가장 근접한 ‘미래형 자동차’인 셈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기간 평창 시내에서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방과 후·측방 카메라, 전·후·측방 라이다 등 각종 센서 및 장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평창 시내 자율주행 투입 차량에는 5가지 첨단 차량 IT 신기술이 탑재됐다. 영상 스트리밍 등 KT의 5G 네트워크 기반 기술을 적용했으며, 직관적인 UX(사용자 경험)를 활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에서 생활공간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확인 및 제어하는 ‘홈 커넥트’와 ‘어시스턴트 챗’ 기술(영문만 지원)을 경험할 수 있다. 주행 중 노면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어웨이와 ‘무드 케어’, 노래방 어플리케이션 ‘에브리싱’ 기술도 적용됐다.
◇현대차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현대차그룹은 완전 자율주행기술을 오는 2030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12월 미국 네바다 주로부터 투싼 수소전기차와 쏘울EV의 자율주행 운행 면허를 취득, 2016년 3월에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시험 운행 허가를 획득했다는 설명이다.
차량 IT 신기술 적용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자료=현대차 제공
지난해 8월부터는 화성시 내 약 14km 구간에 V2X 인프라를 구축하고, 10월에는 미국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오는 2040년 전 세계적으로 연간 3370만대의 자율주행차가 판매되며, 신차 판매의 26% 이상을 자율주행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2021년 5만1000대, 2025년 100만대, 2040년 3370만대로 예측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안에서의 4단계 수준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추진한다. 4단계(Level4 High Automation)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가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 단계로 5단계와 함께 완전 자율주행으로 분류된다.
현대차 이진우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철학은 보다 많은 고객에게 최고의 안전을 제공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상상이 현실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