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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 수소차 넥쏘 1회 충전 609km…성공 관건은 '인프라'

2018-02-05 15:42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전기차는 과연 친환경적일까?" 전기차는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대표적인 '클린카'로 여겨지지만 전력원이 석탄발전소일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휘발유차보다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주행거리도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1회 충전시 300km 안팎의 주행거리를 자랑하지만 그 마저도 에어컨과 히터를 틀 경우 주행 가능거리가 줄어든다. 

수소전기차 넥쏘 주행장면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이처럼 전기차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차'를 내놨다. 현대차가 오는 3월 출시예정인 '넥쏘'는 국내 최초 수소차라는 명칭답게 '친환경'에 걸맞는 스펙을 보유하고 있다. 넥쏘는 1회 충전시 최고 609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국내 최장거리로 꼽히는 볼트 EV(398km)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는 스펙이다.

현대차는 5일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공개하고 시승 및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기자는 1회 충전 609km의 주행거리로 '장거리 수소차' 시대의 포문을 연 현대차 넥쏘를 체험하기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넥쏘의 시승은 영하 10도의 추위 속 경기도 고양에서 강원도 평창메달하우스에 이르는 25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넥쏘의 센터페시아 중앙부. LCD /사진=미디어펜



넥쏘의 첫인상은 아이오닉과 유사했다. 미래와 현재의 시각적 경계를 보여주는 호라이즌 램프와 히든 리어 와이퍼가 기존 차와 달리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드러낸다. 양쪽에 달린 커다란 에어로휠 등 공기역학기술이 적용된 외관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는 다른 느낌을 풍겼다. 실내에 들어서자 큰 대화면 통합형 디스플레이와 브릿지타입 센터코솔, 버튼식 SBW 등이 눈에 띈다.

넥쏘 조수석에서 바라본 도로 /사진=미디어펜



좌석에 앉자마자 가로로 길고 넓어진 액정표시장치(LCD)가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 중앙부에 있어야 할 대시보드 버튼이 하단의 센터 암레스트 부분으로 배치된 점이 특이하다. 키보드처럼 빼곡히 들어찬 배열이 다소 답답한  느낌도 들지만 기존의 내연기관차의 형식적인 구도와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암레스트 부분에 위치한 조작버튼들 /사진=미디어펜



넥쏘에는 기어봉과 변속기가 없다. 모든 조작은 버튼과 페달만으로 가능하다.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가져다대면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속도가 붙는다. 가솔린 차량과 같은 수준의 동력 성능을 가졌다고 동승자는 설명했다. 그만큼 가속력과 지구력이 좋다는 말이다. 넥쏘는 161마력의 최고출력, 40.2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를 자랑한다. 제로백은 약 9.5초로 타 내연기관 차에 비해 부족하지 않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시동을 켜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기어버튼 'D'로 셋팅 후 가속페달을 살짝 밟자 '쉬잉'하는 소리와 함께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속도가 붙는 것이 느껴졌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노면 소음이 거의 없는 상태로 움직였다. 

여주휴게소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사진=미디어펜



여주휴게소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에서 직원이 충전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다만 변속기가 없는 탓에 가속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넥쏘는 수소연료전지 스텍에서 전기를 발전해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만큼의 응답력을 갖기는 힘들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급가속을 하게 되면 배터리 내 전력이 고갈되어 가속 시 출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

넥쏘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회생제동장치를 탑재했다. 회생제동장치는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남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는 장치로 인증 주행거리보다 더욱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회생제동이 걸릴때마다 넥쏘 스티어링 휠의 양쪽 후면에 있는 스위치를 위아래로 조작하면 주행 중 계기판 왼쪽 하단에 LV1~3까지의 단계로 표시된다. 

수소충전소에서 충전중인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수소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건 핵심 기술인 배터리 용량이다. 넥쏘의 항속거리는 609km로 현존하는 수소차 중 최고 수준이다. 투싼 1세대 모델 대비로는 40%나 개선됐다. 박병철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상무는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소저장밀도와 용량을 증대해 더욱 많은 수소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넥쏘'가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 다만, 수소전기차 인프라 부족은 넥쏘 흥행에 중요한 변수다. 국내 수소차 충전소는 올해 10곳에서 36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100여곳에 달하는 충전소를 보유한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점도 현대차에겐 숙제다.

현대차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차(FCEV) '넥쏘(NEXO)' 정측면./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수소차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이 차량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충전 인프라 적극적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충전소를 민간에 개방하고 자체 투자해 설립한 여주휴게소를 전국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전용 정비망도 강화한다. 전국 22개 직영센터에서 수소전기차 전담 정비를 실시하고 10년 16만km까지 확대보증해 품질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넥쏘는 아직 구체적인 사양과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3월 넥쏘 공식 출시와 함께 세부사양 및 제원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115km를 주행한 후 넥쏘의 주행연비는 85㎞/㎏로 복합연비(96.2㎞/㎏)보다 낮게 나왔다.  

주행중인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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