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 배달의민족 광고주인 자영업자 A씨는 '슈퍼리스트' 선정 시기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매달 앱 화면 상단 광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월세에 임박하는 금액을 써내 광고비 부담이 크다.
사행성 도박을 연상케하는 O2O(Online to Offline) 입찰형 광고 서비스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부담 호소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 전문 O2O 업체들은 업종별로 광고 화면 최상단에 점포를 노출 시켜주는 입찰형 광고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선정 방식은 경매 입찰 형태로 광고비는 써내는 게 값이다. 때문에 업주들마다 매월 입찰을 따내기 위해 최저 낙찰가에 400~500%씩 웃돈을 붙여 참여하는 등 광고비 출혈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시스템대로라면 O2O 업체가 지정한 최저 입찰가에 따라 금액을 높여야 하는데, 지역과 업종, 시기마다 산정 기준이 다르고 그마저도 시간이 흐를 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슈퍼리스트' 입찰에 참여했던 업주들의 낙찰가를 살펴본 결과 낙찰가는 같은 업종에도 불구하고 동별로 구분돼 최저 40만원에서 80만원까지 편차가 벌어졌다. 상가 월 임대료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최저 입찰가의 경우 각 동마다 월 평균 매출 1위 가게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지역마다 5만원에서 26만원으로 제각각이었다. 이와 관련해 참여자들 사이에선 전체 매출 평균을 기준으로 삼지 않아 낙찰가만 오르게 한다는 불만이 많다. 그 지역에서 유독 장사가 잘된 가게 1곳만 있어도 입찰가가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낙찰가는 부르는 게 값이라 업주마다 낮은 가격을 써내면 전체 광고비 단가가 줄어들 수 있지만 1위 가게 매상을 토대로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아 광고비가 상승한다는 게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서울시 강북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입찰가가 10만원 아래였지만 최근들어 20만원은 기본이 됐다"면서 "그마저도 낙찰가가 걱정돼 매월 얼마를 써내야할지 고민중인데, 단 돈 1만~2만원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어거지로 금액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베팅식 광고'에 불만을 호소하는 업주들이 늘자 지난해 소상공인연합회는 광고비 부담을 호소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입찰형 광고로 소상공인들이 배달앱 등에 한달에 5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출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당시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는 "월 50만원 이상 입찰 광고 비용을 쓰는 업주는 전체 광고주 중 4%에 불가하다"면서 "5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써서 얼마의 매출을 창출시켰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자사 입찰 방식 광고에 따른 업주 1인당 월 평균 광고비는 13만원으로 매출 효과는 그보다 높은 30배 이상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정부는 최근 O2O서비스의 독과점 운영 등 불공정거래 여부 파악에 나서기로 했는데 배달 앱 입찰형 광고 서비스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O2O 시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땐 수수료도 없고 광고 단가도 낮아 소상공인의 호응이 높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광고 단가가 높아져 부담이라는 목소리가 많다"며 "민간 기업의 특성상 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지만 연구 용역 조사중으로 상생 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제정 등 관련 대책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