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의 50대 1 전격 액면분할이 다른 상장사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만도와 JW생명과학이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회사들 입장에선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50대 1 액면분할이 국내 증시에 ‘나비효과’를 미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로서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유통주식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5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전격 결정해 발표했다. 1주당 가액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짐에 따라 현재 약 230만원인 주가는 4만6000원선 전후로 형성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 액면분할에 대한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특별팀(TF)까지 꾸렸다. 오늘부터 첫 회의가 시작돼 삼성전자 거래 정지 기간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삼성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실적발표와 함께 액면분할이 전격 발표된 점이 시장에는 오히려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액면분할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액면분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발 불확실성과 삼성전자의 실적 이슈와 더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액면분할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후속주자’들의 출현으로도 증명된다. 코스피 상장사인 만도와 JW생명과학이 각각 5대 1, 2대 1의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시점상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는 타이밍이다.
단, 만도의 경우 액면분할 발표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된 액면분할이 오히려 단기 호재에 따른 차익실현 타이밍으로 해석된바가 컸다.
시선은 아직 액면분할을 결정하지 않은 또 다른 대형주들에게로 쏠린다. ‘다음 타자’로 가장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곳은 롯데칠성이다. 시가총액 약 1조2000억원의 코스피 상장사 롯데칠성의 주당 가격은 현재 148만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못지않은 고가로 많은 투자자들의 액면분할 요구가 있어왔던 종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실제로 진행되고 나면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당 가격이 내려가는 변화가 단순히 재무적 의미만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의미까지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 이후 국민정서가 삼성에 다소 부정적으로 돌아선 면이 있다”면서도 “삼성전자가 보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다가가 ‘국민주식’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한다면 반(反)기업 정서 완화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