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기업들이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GEEF)’에 참석,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이 2017 사회적기업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가난과 불평등, 환경오염 등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사회적 가치를 기업 경영에 반영,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그룹의 경영 화두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딥체인지’를 구체화하기 위한 ‘사회적기업연구원’(가칭)을 출범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재단을 통해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외에도 SK그룹이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인프라의 공유, 사회적 기업과 협력 등 SK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체적인 노력들을 소개했다.
그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고 전제한 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를 최대한 크게 만드는 형태로 생각과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SK는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측정하고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를 최근 도입하고, 주요 관계사 정관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추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 자산을 단순히 공유하는 것을 넘어 사회가 SK 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인프라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 전문가인 사회적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이 분야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의 사회적기업 지원 사례 설명을 마친 뒤 “이 가방이 어떤 가방인지 아느냐”며 돌발 퀴즈를 냈다. 객석에서 한 청중이 아이돌 그룹 ‘빅뱅’이 메는 가방이라고 답하자 최 회장은 “정확히는 방탄소년단으로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모어댄은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자동차 가죽 시트 등을 활용, 가방과 지갑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다.
최 회장은 “자동차가 가방이 된 것이고 취약계층과 탈북자가 취업해서 만든 것”이라며 “절반만 맞췄지만 그래도 백팩을 선물하겠다”고 말해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공공재적 특성이 있어 시장원리(Market Mechanism)가 작동하기 어려워 시장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뒤 “사회적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 그 가치에 비례해 보상해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지난 2015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SK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영리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가 빈곤퇴치, 불평등 해소,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생태계 보호 등 글로벌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올 해 처음 개최됐다.
정부, 학계, 국제기구, 시민사회, 민간 섹터와 기업의 참여 속에 혁신적 방법으로 사회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행사여서 최근 사회적 가치를 경영 키워드로 삼고 있는 최 회장을 발표자로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제 발표 뒤 최 회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도전과 극복을 주제로 30여분간 대담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글로벌 인사와 각계 전문가와 학생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