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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하차 '리턴', 대체 배우 물색…해명 없이 사과만, '리턴'을 리턴하라

2018-02-08 15:1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SBS 수목극 '리턴'이 드라마 방영 도중 주연배우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빠졌다.

8일 SBS 측은 "'리턴(return)' 제작진은 주연배우 하차와 관련, 시청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리턴'의 제작진은 지금까지 방송파행을 막기 위해 끝까지 협의하고 인내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결국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제작진은 드라마가 원래 의도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최자혜 역을 맡을 배우를 물색하는 등 최선의 후속대책을 현재 논의중이며, 확정이 되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하차한 고현정이 얼마나 미웠으면, 주연배우 하차와 대체 배우 물색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하면서 '고현정'이라는 이름 석 자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사진=SBS '리턴' 포스터



이번 사태는 그야말로 급박하게 전개됐다. '리턴'으로 모처럼 드라마에 복귀한 고현정이 감독(주동민 PD)과 불화로 갈등을 빚으며 촬영 현장을 이탈했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이 바로 전날(7일) 오후였다.

이후 고현정과 감독의 갈등 양상에 대한 보도가 줄을 이었고, 고현정이 다툼 끝에 주동민 PD를 폭행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주연 배우의 부재에 드라마 제작은 올스톱 됐고, 정상적으로 방송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런 가운데 7일 밤 '리턴'은 정상적으로 방영이 됐다.

고현정이나 '리턴' 제작진, SBS가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8일 이른 새벽 고현정 측이 먼저 입장 표명을 했다. "드라마에서 하차하겠다"는 것이었다.

고현정 측은 "배우로서 책임감과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왔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연출진과 거듭 되는 의견 차이가 있었고, 이를 최대한 조율해보려는 노력에도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면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의 특성상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SBS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오후 SBS 측이 고현정의 하차에 따른 후속 조치 등 공식 입장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단 하루만에 벌어진 기가 막히는 일이다. 지상파 TV에서 정규 편성돼 최소 2개월은 방영되는 드라마가 불가항력적인 사건·사고 때문이 아니라 배우와 제작진 사이 갈등으로 주연배우가 갑작스럽게 하차하고 극 중간에 대체 배우를 찾는 파행이 벌어졌다.

도대체 왜 사태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드러난 것만으로 과정을 살펴보면 고현정과 감독이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어 다툼이 있었고, SBS(또는 제작진)가 고현정에게 하차 통보를 했고, 고현정이 이를 받아들여 하차를 했다.

고현정이나 제작진이나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시청자들에게 꼬박 사과는 했다. 고현정은 "주연배우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고, SBS도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걸로 끝일까. 양측 모두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고, 왜 주연배우가 하차할 수밖에(또는 주연배우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는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나 (표면적으로는) 죄송하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열받아서 같이 일 못하겠기에, 떠날 사람 떠나고 새 사람 찾아 드라마 계속 찍겠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은 방송사가 시청자에게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개인 사이의 사소한 약속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공공재인 지상파를 이용하는 방송사가 '이런 드라마를 누가누가 나와 언제 방송할테니 봐 주십시요' 해놓고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이 쉽게 받아들여질까. 

또 '제가 이번 드라마 주연을 맡았는데 열심히 할테니 잘 봐 주세요'라고 했던 주연배우가 뭔가 불만이 있다고 다투고 촬영장을 이탈하고 하차까지 하는 것이 납득이 갈까. 고현정 아닌 다른 배우가 가슴에 '최자혜' 이름표를 달고 연기를 한들 쉽게 받아들여질까.

'리턴'을 재미있게 봐온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드라마 시작 전으로 '리턴'하고 싶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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