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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기초연금, 부모님 못모시는 불효자 양산하나

2014-05-15 10:16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지금부터 정확히 3년 후의 한국이 걱정된다. 국가부채, 가계부채가 2017년이면 국내총생산(GDP)의 3배가 넘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된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가 2015년 말쯤 끝나면, 2016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쳐, 2017년에는 때 아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지 않을까? IMF 외환위기가 발발한지 꼭 20년이 되는 2017년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 혼자만의 기우(杞憂)가 아닌지 모르겠다.

거기에 2017년이면 한국도 전체인구 중 노인 비중이 14%가 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00년에 노인 인구 비중 7%였던 고령화 사회에서 불과 17년 만에 엄청난 속도로 대한민국은 장수국가로 등극했다. 일본 24년, 미국 71년, 프랑스 115년에 비해 마하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거기에 이번 기초연금법 통과로 주변에 계시는 여럿 노인들로부터 불만 담긴 목소리,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연금을 전공한 필자에게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 모습에서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무조건 지급 공약은 노인들에게 정말 큰 관심거리였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40만 명이나 된다. 상당히 표심이 넓은 유권자층이다. 이번 기초연금법 통과로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서 벗어난 노인은 지지철회, 지지중단 의사를 밝히는 것 같다.

이번 통과로 65세 이상 노인인 640만 명 중 소득 하위 70%인 447만 명은 일단 지급 대상이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액수가 차등지급된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은 정확히 정의하면 소득인정액이다. 실제로 경제활동을 해서 버는 소득도 물론 포함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액수다. 결과적으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의 91%인 406만 명은 매월 20만 원을 받고, 나머지 41만 명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1만 원에서 최고 19만 원까지를 받게 될 것이다.

   
▲ 꼼수를 부린 기초연금법 시행으로 하위 소득 70%이하 노인들만 20만원을 받게 되면서 노인들이 자식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원도 문제지만, 20만원을 받기위해 부모와 떨어져 사는 불효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하는 노인복지도 중요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노인복지문제를 원점에서 재겈토해야 한다. 정홍원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기초연금법시행령등을 협의하고 있다.

애야! 미안하다, 같이 살아서...
이번 기초연금법 통과로 당장 필요한 10조 원의 재원마련도 문제이고, 노인 복지를 위한 정확한 시스템 구축도 걱정되기는 하지만 정말 걱정되는 것이 있다. 20만 원이라도 받기 위해서 자식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노인이 생길 것 같다. 돈 벌이는 없지만 자식과 같이 산다는 이유로,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에서 예외되기 때문이다. 그 대부분은 서울과 같이 대도시에서 자식과 함께 사는 노인들이다. 요즘 부모 모시고 사는 자식이 드물고, 부모를 모시고 살면 일단 효자다.

부모 입장에서는 가족은 노년을 행복하고 안락하게 마무리하면서 삶의 의욕을 복돋아주는 존재이다. 노인 복지시설이 아무리 좋다해도, 요양원이 최고의 시설이라 해도 따뜻한 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장수하시는 노인들은 대부분 함께 살던 가족들과 가까이 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은 건강한 노년생활의 첫걸음인 것이다.
 

나이 드신 부모를 모시는 일은 힘든 일이다. 요즘처럼 직장 다니면서 부모를 모시자니 주거문제, 자녀교육문제, 경제적 비용문제 등등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 부모 모시는 문제 때문에 부부싸움에서 이혼까지 이어지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부모를 모시면 불이익, 어려움도 많은데 거기에 자식과 함께 사는 이유로 기초연금을 못 받는다면 부모된 입장에서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노령사회를 대비한 생산적 노인복지를 고민해야...
재원 마련 때문에 꼼수 부린 기초연금이 오히려 한국인의 효심까지 와해시킬까봐 정말 걱정이다. 괜찮은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사회 각계각층이 노력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나마 일하시는 노인들이 노인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기업 경쟁력을 해치는 귀족노조처럼 호사를 부리기보다는 스스로 노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한다. 
 

기초연금법 통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할 점이 너무 많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효심 부족한 필자가 시골에서 자식과 떨어져 사는 부모에게 효도도 다하지 못하는 죄송스러움을 가지고 원점에서 노인복지 문제를 고심해야 할 것 같다. 고령사회 지나 초고령사회도 곧 진입한다. 대한민국은 일하는 노인이 많아져야 건강해진다. 젊다고 해도 곧 노인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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