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해 남긴 방명록./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을 10일 청와대에서 접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1부부장이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 및 오찬 결과를 설명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1부부장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남 고위급 대표단장은 문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 남북이 함께 축하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해 폭 넓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대표단의 방한으로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및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접견에서 김여정 1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달하기 직전 갖고 있던 파란색 봉투를 문 대통령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의미에 대해 “남북관계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고, 10년 이상 막혔다가 이뤄지는 정상회담인데 성과 있고 의미 있게 이뤄지려면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 여건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문제 진전을 시사하냐’는 질문에 “네, 그러기를 바라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접견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북핵 문제를 직접 언급한 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과 오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측이) 옛날 이야기도 많이 나누셨다. 문 대통령이 2007년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서 10.4 선언의 총괄책임자였는데 그때 느꼈던 경험과 느낌을 말하면서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