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화학업계가 사드 보복 완화에도 반덤핑 관세를 비롯한 중국의 통상압박 수위 및 자급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을 실적 개선의 주요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견조한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중국 내 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중국정부의 환경규제로 공급이 감소, 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한국 등의 국가에서 수입되는 메틸이소부틸케톤(MIBK) 반덤핑 예비판정 및 스타이렌모노머(SM) 관련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MIBK는 타이어 노화 방지제를 비롯해 반도체 세정제와 페인트 용매제 등에 사용되는 화학원료이며, 스타이렌모노머는 자동차 부품·가전제품·완구 등에 사용되는 발포폴리스티렌(EPS)와 폴리스타이렌(PS) 및 고기능합성수지(ABS) 등의 화학원료다.
지난 2016년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 등 국내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이들 제품을 각각 2628만달러·12억500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다.
업계는 또한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석화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공급과잉 및 경쟁심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장쑤성 난퉁개발구 안에 있는 SKC 난퉁공장/사진=SKC
그러면서도 통상적으로 중국 시장은 4분기에 수요가 감소했다가 춘절 연휴를 대비한 재고 확충 등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실적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중인 환경규제도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석탄 생산량이 감축되면서 메탄올 가격이 상승해 메탄올을 사용하는 중국 석탄화학 설비원가 부담 증가로 화학공장 가동률이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페놀계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합성고무 생산이 감소했다.
알루미늄이 차량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는 가운데 알루미늄 제작에 사용되는 가성소다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 가성소다의 원료인 에피클로르하이드린(ECH) 판매 업체들도 이러한 환경규제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합성수지 생산량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베이징 인근 화학 공장 가동이 제한되고 있으며, 폐플라스틱 수입도 제한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PVC 등의 신규 수요가 연간 300~400만톤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실적개선에 기여할 요소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