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전세계에 백열전구 퇴출령이 내려지면서 LED 조명시장의 역사가 본격화 됐다. 고효율 에너지·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정책에 따라 블루오션이 된 LED 시장은 중국의 대량생산·저가 판매 공략과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저하에도 성장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국내만 해도 시장 규모가 올해부터 매년 18%씩 성장해 오는 2020년까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성장률은 ICT(정보통신기술)와의 융합에 따라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미디어펜은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변천중인 LED 시장의 과거와 미래를 시리즈로 집중 조망한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20년 전까지만 해도 조명 시장을 이끌던 것은 백열 전구다. 1879년 에디슨에 의해 발명된 백열전구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차세대 조명시장으로 떠오르기까지 100년 이상 전세계 조명 산업을 점령했다.
한때 국내 백열전구 시장도 업계 월 평균 생산량이 700만개에 달할 만큼 수요가 컸다. 국내에도 조명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는 국내 대표 백열전구 브랜드인 금호전기의 '번개표'가 탄생했다.
시장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했던 이 제품은 한때 국내 시장 점유율 3분의 2를 장악하기도 했지만 1990년대 후반 백열전구의 몰락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1990년대 국내 백열전구 대표 브랜드인 '번개표' 로고 모습./사진=특허청 홈페이지
당시 세계 조명 업계는 신규 업체들의 시장 난입으로 공급 물량이 증가하는 위기를 맞았다. 물량이 늘어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후퇴할 수 밖에 없는데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전구 수요가 줄어드는 악재를 겪었다.
업계는 백열 전구 대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형광등의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방식을 찾았다. 금호전기도 '참라이트'로 불리는 전구식 형광등 생산에 집중했다.
그러다 2007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정책을 펼치면서 백열 전구는 자연스레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국제환경기후협약에 따라 호주·미국·뉴질랜드·쿠바 등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최대 30% 절감키로 하면서 고탄소 주범이던 백열전구가 퇴출된 것이다.
국내는 2014년 1월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을 전면 중단시켰고 대체 조명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안정기 내장형 램프와 LED 램프 등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백열 전구에 비해 값이 더 비싸지만 전기 요금과 제품 수명 등에서는 효율성이 더 우수해 차세대 조명으로 떠올랐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저소득층과 양계농가, 화훼농가 등을 대상으로 백열전구 대신 LED 램프를 보급하기로 하면서 LED 산업이 급부상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양계농가와 화훼농가 등에는 백열전구가 달린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잇었다./사진=픽사베이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외를 비롯해 국내 조명 전문 회사들은 각각 백열 전구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LED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07년 10월 수은등 내면에 형광물질을 바른 형광등을 개발한 미국 대표 조명 회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백열 전구 사업을 축소했고, 국내에서도 LED 시장을 공략하는 사업 개편이 본격화됐다.
현재는 동부그룹에 인수된 화우테크놀로지를 포함해 당시 조명 주류 회사였던 케이디티, 목산전자, 삼안전휘 등은 각각 실내용 LED 전구와 옥외광고판, 신호등에 LED를 접목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기도 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