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운명의 장난같은 일이다. 예선을 압도적 1위로 통과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메달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숙적 일본을 만난다.
21일로 여자 컬링 예선 일정이 모두 끝났다. 파죽지세로 4강행을 가장 먼저 확정했던 한국은 이날 예선 두 경기 러시아, 덴마크전마저 모두 이겼다. 7연승 행진 속에 8승 1패가 된 한국은 10개 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최대 관심사는 준결승에서 한국이 만날 상대. 중상위권이 혼전을 벌인 끝에 스웨덴이 7승 2패로 한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6승 3패의 영국, 그리고 일본이 5승 4패로 4위가 돼 4강행 막차를 탔다. 준결승은 예선 성적 1위-4위, 2위-3위로 대진표가 짜여진다. 즉, 한국의 상대는 일본으로 결정됐다.
한국이 예선에서 유일하게 패했던 팀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15일 2차전에서 만나 5-7로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세계랭킹 6위로 한국(8위)보다 높은 만만찮은 팀이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에 졌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이 일본에 패한 날은 예선 제 1일차였다. 일본전 패배 후 한국은 세계 정상권 상위 랭커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갈수록 강해졌고, 무적의 무패 행진을 달렸다.
한국이 일본전에서 이겨야 할 이유는 많다. 심정적으로 이겨야 하고, 예선 패배 설욕을 위해 이겨야 하고, 금메달 또는 최소 은메달 확보를 위해 이겨야 한다.
만약 일본에 져 3-4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나면 자칫 메달을 놓치는 최악의 결과를 만날 수도 있다. 스웨덴이든 영국이든,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만난다면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세계 최강 전력의 팀들이다.
한국의 스킵 김은정이 국민 유행어가 된 '영미야~'를 외치고 또 외치며 일본에 시원한 설욕전을 펼칠 운명의 준결승 한판 대결은 오는 23일 오후 8시 5분에 열린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