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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무역 전쟁…강관 업계 18년 전 공포 재연되나

2018-02-22 14:26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국내 강관 업체가 18년 전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때와 같은 고관세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미국은 최근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제한 규제가 담긴 안건을 검토 중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무역법 232조에 따라 자국 내 철강 수입량을 제한하는 3가지 안건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요청안에는 ▲ 모든 국가에서 들어오는 수입 철강에 최소 24% 관세 부과 ▲중국·한국·러시아·브라질 등 12개 국가에 53%의 관세 부과 ▲ 전 국가에서 들어오는 철강 수입액 2017년의 63%로 제안 하는 조치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럴 강관/사진=세아제강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의 경우 강관 수출 의존도가 50% 이상에 달해 관련 생산량이 많은 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규제 현실화 시 최소 25%에서 53%까지 추가 관세가 물릴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놓지 못하는 상태다.

올해까지 강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철강 업체는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 등이다. 이들 기업은 최대 53%의 고관세율 채택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 24% 관세마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미국은 기존에도 대미 수출량이 많은 국내 기업에 대해 고율의 덤핑마진을 부과했는데 1~2곳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크지 않았다"면서 "1~2번 안건이 현실화될 경우 최소 24%의 추가 세금은 기본이 돼 부당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대미 수출량이 많은 국내 기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고율의 덤핑마진을 부과해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3일 넥스틸 46.37%, 휴스틸 19%, 세아제강 6%까지 고관세를 물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강관 수출량이 많은 경우 추가 관세 현실 시 최소 24% 관세율 부과가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과 관세에 따른 부담은 우려하고 있다.

넥스틸 관계자는 "기존 관세율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관세가 붙을 경우 70%의 관세를 무는 셈인데 사실상 수출을 하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무역 규제 현실 시 업계는 과거 철강 세이프가드 때처럼 WTO 제소 방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00년 2월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고, 우리 정부는 즉각 WTO 제소 방안을 내밀었다. 
 
결국 WTO는 제소 2년 만인 2002년 2월 세이프가드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우리 기업의 손실은 막지 못했다.

당시 세아제강과 휴스틸 등은 3년 동안 매년 10%이상의 추가관세를 물어 무역적자가 심화됐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당시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국내 대미 수출량은 2001년 216만2000t에서 2002년도 159만6000t으로 급감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남아 있어 관련 방안을 결정짓지 못했지만 무역 규제 현실 시 정부 측 움직임에 따라 WTO 제소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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