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해운업계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자율운항선박 등 ‘해운산업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일본, 노르웨이 등 해양강국들이 이미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선 가운데 국내 해운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사들은 스마트선박(smart ship)을 뛰어넘어 자율운항선박(autonomous ship) 개발 경쟁에 한창이다.
업계는 당장 내년에 노르웨이에서 시범운항을 앞둔 ‘야라 비르켈란’호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120teu급 규모의 세계 첫 무인 화물선이다. 이외에 영국 롤스로이스, 덴마크 머스크라인 등 유럽을 필두로 중국과 일본에서도 무인 화물선 시장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뜨겁다.
일본에서는 NYK, MOL, 재팬마린유나이티드 등을 주축으로 자율운항 컨테이너선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NYK는 2019년에 태평양 해역에서 무인 컨테이너선의 첫 시범운항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재 일본 내 레이더생산업체, 통신설비생산업체 등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율주행 선박 기술 개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해수부)는 전날 덴마크 경제부 등과 함께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과 이내비게이션 등 해상 디지털화 공동 추진 등에 협의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덴마크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 라인'을 보유한 국가로 선박 운항 분야 최고의 동반자"라며 "앞으로도 자율운항 선박과 이내비게이션 등을 협의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덴마크와 함께 실제 해역의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공동 검증시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이내비게이션 언더웨이(e-Navigation Underway) 콘퍼런스'도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해수부가 올 상반기 구축하는 '스마트 해상물류 시스템'도 기대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해수부는 혁신성장 선도사업으로 자율운항 선박과 해상 통신망, 스마트 항만을 통합·연계하는 '스마트 해상물류 구축전략'을 올해 상반기에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4월까지 무인선 제작 및 상용화와 자율운항 선박 연구개발(R&D) 기획연구를 진행한다.
자율운항이 가능한 소형 무인선 제작을 올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무인선 선체 설계 등 핵심기술의 민간 이전 및 상용화 방안을 마련한다. 오는 6월에는 연안 100㎞(현재 30㎞)까지 통신이 가능한 '해상 초고속무선통신망(LTE-M)'도 구축한다.
해운선사 디지털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과 '경제성'이다. 해양사고의 80%가 인적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인간의 판단력을 앞서는 인공지능장치가 더욱 안전하게 운항제어를 할 수 있고, 선박 탑승 인원이 20명에서 최소 4~5명 수준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체들은 신기술 적용에 따른 선박가격, 운임비용 상승에 대비해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이 필요한 시점"며 "다만 국내 자율운항 선박 관련 기술 및 정책이 미흡한 만큼 상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