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민 기자]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9년만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해진 GIO가 다음달 19일까지인 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 GIO의 등기이사직 사임 결정에 대해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 GIO 직무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네이버 총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GIO는 지난해 9월 공정위로부터 네이버 총수로 지정됐다. 그가 네이버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배력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지난해 10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
총수로 지정되면 자신과 친족 소유 기업에 '일자리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등 법적 책임이 더 무거워진다. 또 지난해 논란이 됐던 댓글 순위 왜곡 등과 같은 회사 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이 있어 국정감사 등에서 시달릴 수 있다.
이 GIO는 현재 네이버 지분 4.31%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이번 등기이사직 사임으로 사내 GIO 직함만 유지해 글로벌 투자 및 사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 유럽과 일본 등에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 등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의 등기이사직 사임 결정은 총수 지정 문제와 관련이 없다"며 "의장직을 물러날 때 이미 등기이사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이 GIO의 등기이사 사임에 따라 네이버가 오는 9월 '총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될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다음달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GIO 후임 사내이사에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를 선임하고,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 대신 이인무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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