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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정부 거세지는 통상압박 …조직정비조차 못한 한국

2018-02-27 11:35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호무역 매파'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무역정책 보좌관으로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맞설 국내 통상조직 정비가 지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나바로 전 위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등을 주장해온 인사로, 철강·알루미늄 관련 무역규제 결정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 보호무역 강화 방향으로의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은 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 등의 부처 예산 규모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27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통상교섭본부 내 신통상질서전략실 신설을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왼쪽)·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CNBC·연합뉴스



통상전략실은 신통상정책국과 신통상질서협력국 등으로 구성될 전망으로, 직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산업부는 기존 9명의 실장급 체제에서 1명 늘어난 10명의 실장급 체제로 확대된다. 

하지만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실장급(1급) 조직 신설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미국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및 무역확장법 제232조 집행 등을 위해 올해 집행중인 예산 대비 13.1% 늘린 106억달러, USTR도 9.3% 늘린 6300만달러가 수록된 2019회계연도 예산 요청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냉연강판(왼쪽)·슈퍼 알루미늄 도금강판/사진=한국철강협회·포스코


또한 업계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박 수위를 낮추기 위해 원유·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증가 독려 등을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낮춰왔지만, 보호무역 장벽이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정유업체들은 미국산 원유 비중을 4%대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2%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수입량(550만배럴)의 절반이 넘는 300만 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도입할 계획이다.

GS칼텍스 역시 올해 지난해 수입량(481만배럴)의 절반이 넘는 275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며,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도 미국산 원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하고 한·미 FTA 체결로 관세가 면제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도입의 경제성이 높아진 것에 기인하지만, 통상압박 수위 낮추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의사도 밝힌 상황에서 WTO 제소를 활용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보다는 통상조직 정비를 통한 정부간 협상을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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