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최근 대형 IT기업이 보험산업에 진출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보험산업과 IT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나 협업에 나서는 사례가 많지 않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IT기업 아마존(Amazon)은 지난 1월31일 JP모건체이스, 버크셔해서웨이와 함께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기업은 미국의 높은 헬스케어 비용이 미국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동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를 설립해 우선적으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설립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가 IT기술에 기반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 대형 건강보험회사인 씨그나(Cigna)는 아마존의 발표 이후 보다 저렴하고 개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IT 관련 벤처 인수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최근 인도 온라인 보험회사 악코(Acko) 손해보험을 인수해 인도 온라인 보험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본격적인 보험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미 2016년 영국에 아마존 프로텍트를 설립하고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보증보험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직까지 자사 구매 상품에 대한 보증보험 이외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으나, 악코 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인도에서 시범적으로 온라인 보험상품을 판매한 후 점차 판매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의 대형 IT회사 텐센트(Tencent)와 알리바바(Alibaba)도 온라인 보험회사 지분을 인수했다. 일본의 IT기업 소프트뱅크(SoftBank) 또한 온라인 보험회사에 투자하는 등 최근 대형 IT기업의 보험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아마존과 같은 대형 IT회사들의 온라인 보험사업이 확대될 경우 기존 보험회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는 향후 인슈어테크 산업에서 △기존의 보험회사가 주도권을 잡는 경우 △뚜렷한 주체없이 분화되는 경우 △대형 IT기업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들은 인슈어테크의 출현으로 보험산업과 IT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활용과 같은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엑센츄어(Accenture)에 따르면, 보험회사들은 은행에 비해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회사들과의 협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2016년 인슈어테크 투자 중 보험회사의 투자는 17%에 불과하고 83%가 타 산업으로부터 이루어졌다고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회사들도 아직까지 인슈어테크 기업 투자나 협업에 나서는 사례가 많지 않으나 전략적으로 이를 확대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국내 보험회사가 인슈어테크 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대형 IT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하여 인슈어테크 투자를 통해 신기술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