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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투명경영…최태원 '뉴SK' 힘 받는다

2018-03-06 10:17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투명경영' DNA가 그룹 전반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고 있다. 그동안 '이윤추구'가 아닌 '고객과 주주의 행복'이 기업의 1차 목적이라고 강조한 최 회장의 경영철학은 올해 주요 계열사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존의 형식과 관행을 탈피하는 '파격실험'을 감행했다.

'2018 글로벌 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 참석,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SK하이닉스(28일)와 SK텔레콤(21일) 등 SK그룹의 주력계열사 정기 주주총회를 올해부터 분산 개최하기로 한 것도 최 회장의 결단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주요 지주사 중 최초로 도입한 전자투표제도 이번 주총때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자투표·분산주총 이어 지배구조헌장 선포

올해 첫 SK그룹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이다. 주요 대기업 지주사 중 최초로 지배구조의 투명한 공개를 선포한 것이다. 

SK가 제정한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선임사외이사 제도'와 '주주소통위원 제도' 시행 등이 담겼다.

SK는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주주의 권리와 이사회·감사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등 기업지배구조 정보를 명문화하기로 했다. 일반 주주들이 SK의 지배구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주주 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다. 

SK는 이를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와 주주소통위원 제도를 신설했다. SK관계자는 “한층 투명한 이사회 운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외이사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재 SK의 사외이사는 총 4명이며 선임사외이사는 이들을 대표해 이사회 등을 거치지 않고도 상시로 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주소통위원 제도는 사외이사 중 1인이 주주소통위원을 맡아 주주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 회장이 지난 2016년 주요 경영사안을 심의하기 위해 설치한 거버넌스위원회 작동 원리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책임이 선행된 고객, 주주, 사회의 행복'을 강조한 그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은 지난 2016년 현대자동차와 지난해 삼성물산이 이미 제정한 바 있지만 국내 대기업 지주회사 중에서는 SK가 처음이다. 헌장에는 우선 주주의 권리와 함께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등이 담겼다. 

경영 투명성과 주주 가치 제고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 나감으로써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2일 개최된 2018년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지난해 SK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주주총회 분산 개최라는 파격 실험을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와 기업 간 합병·분할 등 주요 경영사안을 사전에 심의하도록 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출범시켜 지난해 SK바이오텍 유상 증자 계획 검토 등 16차례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 주총 화두는 '주주친화정책'·'투명경영'

SK의 이번 지배구조헌장 제정은 최 회장이 강조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더블 바텀 라인(DBL)로의 비즈니스 모델 전략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철학에 따라 실제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경영 투명성 강화와 동시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 

주요 계열사 중 올해 첫 전자투표제 실시를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은 경영 투명성 제고의 일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전체 이사의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지난해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SK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주)는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시 약속한 배당성향 30%을 이듬해 이행하는 등 주주친화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계열사마다 '경영투명성'과 '주주친화정책'을 화두로 꼽은 것은 최 회장이 최근 보여준 경영 행보에서도 이미 나타난 결과"라며 "이번에 제정한 기업지배구조헌장과 이사회 권한 강화 등은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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