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등 각종 이슈로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그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한국지엠 고객들이 타 국산차 브랜드로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수입차 수요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다양한 신차와 마케팅 전략을 통해 고객잡기에 총력을 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이 각종 이슈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기존 한국지엠 고객들이 타 국산브랜드로 분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5만2000대 판매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3만7005대, 쌍용차는 7070대, 한국지엠은 5804대, 르노삼성은 5353대를 판매해 완성차 5사의 내수 시장 총 판매량은 10만72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1.9% 줄었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2만대를 넘게 판매하며 20% 이상의 판매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의 공통적인 실적 하락의 요인은 설 연휴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가 꼽혔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2월로 몰리면서 공장 가동일수와 영업일수가 줄어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의 경우 근무일수 감소보다 철수설의 여파가 더 컸다.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정부 지원과 노조 협조가 없으면 철수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국내 소비자들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회사의 차를 살 이유가 없다.
전 모델의 판매가 30~60%씩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2월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중단됐던 크루즈만 증가했다(234대↑). 크루즈는 출시 1년 만에 단종을 앞둔 상태로, 판매가 부진한 올란도와 함께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 국내 시장에서 사라진다.
문제는 한국지엠의 이 같은 변화가 국산차의 판매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8.3% 감소한 것을 생각하면 타 국산차 브랜드의 차량 판매가 소폭이라도 상승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영업일수의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수입차의 판매가 같은 기간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에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를 떠나 선택한 제 3의 브랜드인 한국지엠 고객들이 다시 현대·기아차로 복귀하기보다는 수입차로 눈을 돌렸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수입차의 브랜드 프리미엄을 통해 비슷한 가격에 차급을 낮춰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현재 차량을 구매하는 방식이 대부분 할부구매이다 보니 월 납입금액에서 수입차와 국산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더 많은 고객들이 수입차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내수시장 실적만 봐도 국내 완성차는 판매가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판매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완성차업계는 내수시장에서 총 155만80대로 전년대비(158만8572대) 2.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는 신규등록대수 23만308대로 전년대비 3.5%증가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꾸준히 수입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한국지엠 고객들이 국산차보다 수입차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탈을 견제하기 위해 신차와 연식변경모델의 출시, 다양한 마케팅 적용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브랜드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현대차는 올해 신형 싼타페(프로젝트명:TM)의 출시를 통해 신차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전국적인 시승행사를 통해 신차의 제품 우수성을 강조해 나갈 전망이다.
이 밖에도 고객소통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역시 새롭게 등장한 올 뉴 K3를 고객체험마케팅인 시승행사를 통해 신차효과를 극대화해나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연식변경 모델 K5와 신형K9 등 K시리즈의 제기를 통한 시장 사수에 나선다.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의 우수성을 알리며 고객의 취향에 맞게 세분화한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를 통해 꾸준한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연식변경모델에 기본적용옵션 사양을 높여 보다 적극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내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구매가 대부분 할부로 진행되다 보니 고객들이 느끼는 부담이 과거 보다 확연히 줄어들며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지엠의 기존 고객층의 경우 대부분이 제3의 브랜드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보니 특히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