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이번 주에는 실제 컨설팅 사례를 통해 목표의 설정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내 상황에 맞는 어떤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을지 많이 고민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형일의 입시톡톡이 들려드리는 실제 컨설팅 사례를 통해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 계획을 꼼꼼하게 수립함으로써 올해 2019학년도 입시에서 수험생 여러분 모두 희망대학, 희망학과에 진학하시는데 많은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누구나 자신만의 목표가 있을 것이다.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고, 희망하는 대학, 희망하는 학과가 있을 것이다. 목표를 잘 세우고 실천을 잘 해야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면 목표는 어떻게 수립하는 것이 최선일까?
◇공부에 왕도는 없다...너 자신을 알라
우선 ‘목표’와 ‘희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희망하는 것이라고 모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희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목표를 세워야 하는 것이고, 그 때 희망은 막연한 희망이 아닌 실현가능성이 있는 희망이어야 할 것이다. 목표 설정은 긴 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목표 성취를 위해 준비해 나가는 것과 장기 목표가 있을 것이며, 중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뤄야 하는 단기 목표도 있을 것이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재수생이나 고3이라면 대학 진학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아래 세부 기간 별로 성취해 나가야 할 목표가 있을 것이다. 고1·고2라면 본격적인 입시레이스에 들어가기 전 1~2년간 성취해야 할 목표가 있다.
교내 경진대회 입상이라는 목표 아래 기획 단계, 팀원 섭외 등 하나씩 준비하거나, 기말고사 성적 95점이라는 목표 아래 매주, 매일, 과목별로 해 나가야 할 일 등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목표는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떠올리자. 자신이 처한 상황과 현실에 맞는 적절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단지 희망만을 좇는 과한 목표를 세울 경우, 자칫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실망감을 안겨주게 되며 심한 경우 자존감까지 무너지는 경우가 많이 목격된다.
적절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머릿속으로만 떠올리지 말고 수첩 등에 글로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목표 수립을 이루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도록 하자.
다만 지나친 정보의 홍수 속에 선택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혼자서 고민하려 하지 말고 선생님들께 도움을 청해보자.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특히나 고3의 경우 어떤 교재가 좋다거나, 누가 어떤 수업을 듣는다거나 하는 말들이 들려와도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최적화된 학습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선생님들이 추천하는방법은 ‘일반론’의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반드시 자신의 성향과 장, 단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다음의 상담사례들을 통해 목표 설정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자.
◇자기주도적 목표 설정 절실했던 C군
고등학교 2학년 C군을 처음 만난 것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때였다. C군은 ‘모범생’의 전형이었다. 언제나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임했으며, 수업시간 집중은 물론, 선생님과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으며, 많은 학생들이 빠져있는 게임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학생이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항상 최상위권의 성적을 누려왔고, 자사고로 진학한 이후 고등학교 1학년도 최상위권의 내신 성적과 활발한 비교과활동을 해 왔다. 2학년 1학기 성적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최상위권 대학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컨설팅을 받으러 온 C군의 첫 마디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선생님과 부모님 말씀을 잘 들으며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 왔지만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오자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공부와 학교생활을 병행해 왔지만, 자신의 뚜렷한 목표 없이 오로지 시키는 대로만 지내 온 시간들이 C군에게는 매우 견디기 힘든 무게로 다가왔다. 그간 성실하게 지내 온 C군의 시간은 분명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했기에 흐트러진 자존감을 세워주며 차근차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했다.
‘너 정도 성적이면 이 정도 대학은 진학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주변의 이야기들 때문에 정작 C군 자신은 어느 대학 어느 학과로의 진학을 원하는지 조차도 생각해 보지 못했기에 아주 기본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였다. 각 대학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이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단과대학별, 학과별 소개와 교과 과정, 학교생활과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나와 있기에 이를 차근차근 살펴가며 자신의 흥미를 끄는 부분을 찾아 나가는 방식이다.
선배들의 수기 같은 것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이 과정에서 대학에서의 전공의 이해와 전공적성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는 컨설팅 과정을 거치며 C군은 차츰 자신의 흥미를 이끄는 부분을 찾기 시작하였고, 본인 스스로 다시금 학습에의 의지를 찾아나가게 되었다.
◇목표실현 위해 학습목표 설정도 중요했던 D양
한편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친 겨울방학 때 만났던 D양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뚜렷한 자신의 희망 전공 분야를 가지고 있었다.
고교 1학년 때는 자신의 희망 분야를 중심으로 진로 탐색 과정을 거쳤으며 2학년에 올라와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보다 심층적인 탐구 활동을 하였다. 다만 D양의 경우 전공적합성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활동들을 해 왔지만 정작 내신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은 케이스였다.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성적이었지만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채 의욕이 앞서다보니 다양한 교재와 공부방법 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고 끝없는 시행착오만을 겪어왔다.
D양과의 첫 컨설팅 후, 지금껏 공부했던, 가지고 있는 교재들을 모두 가져와보라고 했었다. 두 번째 컨설팅 때 D양은 아버지와 함께 커다란 여행용 가방 세 개에 가득 든 책들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책들 중에 끝까지 완독한 책은 단 한권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나의 교재를 선택했다가 누가 어떤 책이 좋다고 하자 그 책을 가지고 공부하면 좀 더 효과가 좋겠지 하는 생각에 교재를 바꾸고 또 바꾸고 하는 무한 반복을 해 왔던 것이다.
D양의 경우 스터디 플래너는 물론 매일매일 일기까지 적을 정도의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플래너 안에는 꼼꼼하게 세운 목표를 제대로 완료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이 보였다.
최상위권 학생이 가지고 하는 교재가 좋아서 그 학생이 최상위 실력을 유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교재를 찾아서 꾸준하게 완독하고 반복하는 것이 훨씬 좋다. 이를 위해 자신의 성향과 장단점을 분명하게 파악한 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두려워하지 말되 선생님들과 부모님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
D양의 경우도 목표 설정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이 뚜렷했다. 자신의 전공적성을 찾아 진로를 위한 심화과정은 열심히 했으나 교과과정과 연결이 되지 못했다. 교과학습에 있어서도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 계획부터 단기 계획까지 체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물론 단번에 이런 것들이 가능하지는 않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다행히 D양은 컨설팅을 통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단점들을 보완해 나갈 수 있었다.
◇왕도는 없다...정도만 있을 뿐
세상 어느 분야에도 왕도는 없다. 오로지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 정도, 즉 올바른 길은 자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길이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파악한 후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고3들에게도, 1년 이상 남은 고1, 고2 학생들도 이 시점에서 자신을 한번 냉철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모든 수험생들의 부단한 노력을 가슴깊이 응원한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