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이 8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떨어진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기업인데 반(反)기업 정책으로 일관하고, 고임금을 받는 민노총을 감싸고, 선진국들이면 누구나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현상이 재앙의 전주곡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엉터리 경제정책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타격을 가한다. 그것도 중산층, 자영업자, 빈곤층이 타겟이다. 부유층은 아무리 경제가 나빠져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다. '경제정책의 빈곤이 국민 살림살이의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무작정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지에는 답이 없다는 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엉터리 경제정책의 부메랑은 자신들이 맞으면서도 그걸 모르다니 '자업자득(What comes around goes around)'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경제를 잘 나가게 하기 위한 해답은 무엇일까? 지난해 4월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가 '미국은 왜 잘 나가는가'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1984년 당시 미국 레이건대통령 수석경제고문 및 경제자문위 의장을 지냈다. 교수들로 꾸려진 청와대 정책팀과 그들의 말을 믿는 무지의 대통령이 빚어낸 '일자리 쇼크와 저성장 쇼크'의 실체를 차근차근 짚어보자.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는 '선의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 경제를 이끌려고 한다. 이러한 경제 정책은 결국 국가 경제의 가정 경제에 독약을 먹이는 꼴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일자리 쇼크…최저임금 여파인듯 한데 재앙이 되지 않기를
통계청이 14일 '2월 고용동향을'을 발표했는데,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08만3000명으로 1년 전 즉 전년동월대비 10만4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시절인 2010년 1월 '1만 명 감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31만4000명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하다가 1월 33만4000명으로 반짝 올라섰다. 그러다가 한 달만에 10만 명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도매 및 소매업(-9만2000명), 교육서비스업(-5만4000명) 등에서 크게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감소 폭은 2016년 5월 9만4000명 후 최대 감소 폭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만2000명 감소해 9개월째 감소를 이어나갔다. 이 분야는 음식 숙박 도매 소매 등은 대체로 최저임금 근로자나 저임금 근로자들이 종사하는 분야다.
반면 건설업(6만4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9000명) 등은 증가했다. 건설업은 예산 투입이 있으면 늘어나게 되며, 공공행정과 국방 사회보장 등은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분야다. 한 마디로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건전하고 건강한 일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경제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전달(10만6000명)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6000명 감소한 126만5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6%로 1년 전보다 0.3%p 하락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년 전보다 2.5%p 하락한 9.8%였다. 청년층 실업률은 2013년 2월 9.0%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접수 기간이 2월 말로 변경되면서 이달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체감실업률인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8%나 됐다.
세계경제의 호황속에 한국만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근로자를 위한다면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을 실현시키고 비정규직 차별 금지 특별법, 위험 외주화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이렇게 나쁜 적이 있었나? 역대 세번째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치보다 낮은 적이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딱 두차례 있었다. 제 2차 석유파동이 있던 1980년과 외환위기 쇼크로 몸살을 앓았던 1998년이다. 그런데 역대 세번째로 우리 성장률이 세계 평균치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에게 꽃길만 걷게 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올해 경제성적표는 역대 세번째로 '세계 평균보다 낮다'는 결과물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건 경제를 아는 사람들에겐 재앙에 가깝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는 '중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9%로, 내년은 3.6%에서 3.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세계경제가 3.9% 성장하면 2011년 4.2%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OECD는 이렇게 성장률을 올린 이유로 투자 확대와 교역 증가로,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들의 세제 개혁과 정부 지출 확대 등을 꼽았다.
미국경제는 법인세 인하와 정부 지출 확대 효과로 올해 2.9%, 내년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각각 0.4%포인트, 0.7%포인트 높은 것이다. EU(유럽연합)의 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2.3%와 내년 2.1%로, 종전보다 각각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일본경제도 추경 효과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로 올해 1.5%, 내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중국에 대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6.6%에서 6.7%로 높였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세계교역 회복, 최저임금 인상,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가계소득 확충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3.0% 성장할 것이라며 작년 11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세계경제의 호황속에 한국만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근로자를 위한다면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을 실현시키고 비정규직 차별 금지 특별법, 위험 외주화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다.
펠드스타인 교수가 "정부가 노동 조건과 채용에 간여하지 않아야 노동자들이 직장을 찾기 쉽고 회사들이 혁신을 이루기 쉽다"고 얘기했는데, 그것과는 정확히 반대로 간다. 전형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억압하는 정부'가 바로 문재인 정부다. 그런 경제정책으로 좋은 성과를 낼 리가 없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린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는 "소선(所善)은 대악(大惡)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허버트 스타인 교수는 "대선(大善)은 비정(非情)과 닮았다"고 강조했다. 막스 베버는 "정치는 권력이라는 악마의 수단으로 천사의 대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는 '선의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치를 하고 경제를 이끌려고 한다. 이러한 경제 정책은 결국 국가 경제의 가정 경제에 독약을 먹이는 꼴이다. 그걸 모르는 대통령와 청와대 참모들, 그리고 그런 엉터리 경제정책에 박수 치는 사람들까지…. '꿀바른 말'이 국가 살림과 가정 살림에 독약이 되는 현실을 많은 뜻있는 국민들이 자각하는 날은 언제일까? /김필재 정치평론가
[김필재]